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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윤태성 교수 – 사업모델 될 수 있는 ‘작은기부’

By 관리자
2017년 4월 13일 | 조회수 : 171

기업은 생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다. 그렇지만 기업의 생존은 이 세상을 좋게 만드는 사업을 통해서만 그 당위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 생존을 위해서라면 어떠한 사업모델이라도 검토해야 하는데 `기부` 역시 검토할 가치가 있다. 기부는 이 세상을 좋게 만드는 한 가지 방식이기 때문이다.

기업은 영리를 취하면서 동시에 기부도 실현하는 사업모델을 만들 수 있다. `큰 기부`는 전문단체나 국제기구가 주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큰 기부는 소수의 기업이나 소수의 기부자에게만 의존하기 쉽다. 많은 사람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서 유엔세계식량계획 (WFP)은 스마트폰 앱 `셰어더밀(share the meal)`을 출시했다. 기부금은 시리아 난민 아이들 2만명에게 1년간 학교 급식을 제공하는 데 사용한다. 500원이면 하루 두 끼 식사를 제공할 수 있다. 기업이 사업모델로서 검토할 것은 `작은 기부`다. 작은 기부란 고객이 언제라도 가벼운 마음으로 작은 금액을 기부하는 방식이다.

사업모델로서의 작은 기부를 설계할 때에는 적어도 두 가지 조건을 고려해야 한다.

첫째, 작은 금액을 쉽게 기부할 수 있어야 한다.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면서 기부할 수 있게 한 기업이 있는데, 사용자는 한 번에 몇 백원 정도를 기부할 수 있다. 커피 마실 돈이 없는 사람을 위해서 커피 값을 미리 대신 내주는 기부도 있다. 고객이 커피 한 잔을 주문하면서 두 잔 값을 내는 식이다. `서스펜디드 커피`라고 불리는 운동인데 이탈리아에서 시작했지만 최근에 전 세계적으로 가맹 점포가 크게 늘고 있다. 고객이 신발 한 켤레를 사면 빈곤한 아이에게 한 켤레를 기부하는 탐스슈즈라는 기업도 있다. 기부금을 연결하는 클라우드 사이트 운영 기업도 있다. 지원을 요청하는 의뢰자가 구체적으로 어떤 지원이 필요한지 제시하면 이에 동감하는 대중이 작은 금액을 기부하는 형태다. 한정된 기간 내에 지원자가 원하는 금액 이상이 모이면 전액 기부를 받을 수 있지만 원하는 금액에 미달하면 기부금을 일절 받지 못한다. 클라우드 기부는 일회성 프로젝트로 진행되기 때문에 스토리가 감동적일수록 기부금이 모이기 쉽다. 가벼운 마음으로 작은 금액을 기부할 수 있으려면 기부자와 수혜자를 이어주는 연결이 중요하다. 그래서 기부자에게 수혜자의 사진이나 수혜자가 쓴 편지를 보내기도 한다. 기부금을 사용해서 상황이 얼마나 개선되었는지 기부자에게 보고한다. 기부자에게 당사자 의식을 주며 수혜자의 상황 개선에 직접 관여한다는 참여의식을 주기 위해서다.

둘째, 기부는 일상에서 반복돼야 한다. 기부자가 돈을 내면 이를 모아서 수혜자에게 편익을 제공하는 일회성 이벤트 형식으로는 기부가 반복되기 어렵다. 기부가 지속적으로 반복되려면 기부가 일상 속에 녹아들어야 한다. 예를 들어 일본의 `테이블포투`는 건강한 음식을 판매하는데 한 끼 식사 가격에는 20엔의 기부금이 포함되어 있다. 선진국에서는 비만을 걱정하고 빈곤국에서는 기아를 걱정한다. 걱정과 걱정을 이어주는 가교가 건강한 음식을 팔아서 얻는 20엔의 기부금이다. 현재 일반식당과 기업의 구내식당을 포함한 650개 이상 단체가 이 사업모델을 운영하고 있다. 한 사람의 고객에게 음식을 팔고 모금한 20엔은 빈곤국의 초등학교에서 아이 한 명에게 급식 한 끼를 제공하는 데 드는 비용이다. 아이들이 밥을 먹을 수 있게 되면서 출석률이 올라가고 상급 학교 진학률도 높아지는 효과가 생겼다고 한다.

밥 한 그릇은 아이들이 장래희망을 꿈꿀 수 있도록 돕는다.

기부의 사업모델 중에는 직접투자도 있다. 현지 인력의 고용을 늘리고 현지의 경제력이 살아나는 것이 근본적인 대책이라고 보는 것이다. 기부가 필요 없도록 만드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윤태성 카이스트 기술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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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opinion.mk.co.kr/view.php?year=2017&no=248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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