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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에 대한 세 가지 오해 (이민화 교수)

By 관리자
2012년 8월 29일 | 조회수 : 3468

벤처에 대한 세 가지 오해
이민화 교수
KA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경영과학과
한국경제매거진 제859호, 2012.5.23

벤처기업 사장들은 1주일에 평균 100시간을 일한다.
벤처인들은 이익 그 자체보다 자아실현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수익을 직원들과 나누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다.

‘벤처’만큼 많은 오해를 받고 있는 단어가 있을까? 대기업은 성장하고 있지만 고용을 줄이고 있다. 전통 산업은 성장의 한계에 도달했다. 한국의 성장과 고용 문제 해결의 유일한 대안은 고품질 벤처기업의 활성화에 달려 있다. 이 단계에서 벤처기업에 대한 불편하지 않은 진실을 정리해 볼 필요가 있다.

첫째, ‘벤처는 거품’이라는 오해다. 대한민국은 1995년 12월 벤처기업협회 출범 이후 불과 5년도 채 안 되는 사이에 1만 개가 넘는 벤처기업이 만들어졌다. 전 세계가 놀란 질풍노도와도 같은 현상이었고 그 바탕은 1996년의 코스닥과 1997년의 ‘벤처기업특별법’의 바탕 위에 펼쳐진 강력한 벤처 드라이브 정책의 결과였다. 그리고 2001년 미국의 정보기술(IT) 버블이 꺼지면서 한국의 벤처 버블도 동시에 같은 형태로 가라앉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벤처의 현황은 일반인의 상상을 초월한다. 매출 1000억 원이 넘는 벤처기업이 2년 전 315개를 돌파하고 작년 말 350개를 넘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의 매출만 70조 원에 달한다. 대한민국 산업 역사상 30년간 거의 나오지 않았던 ‘1조 원(매출) 기업’이 벤처를 통해 우후죽순같이 쏟아지고 있다. 2년 전 이미 6개를 돌파하고 있다. 이 중 절반은 제조업, 절반은 서비스업이다. 벤처기업 전체 매출액은 삼성전자를 뛰어넘는 200조 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이 벤처의 현황을 잠시 들여다보면, 2002년 이후 새롭게 설립된 기업 중 1000억 원 벤처는 거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반면 미국에서는 2001년 IT 버블 붕괴의 잿더미에서도 불사조와 같은 수많은 벤처기업들이 화려하게 등장하고 있다.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바로 벤처 거품을 없앤다고 도입된 ‘벤처 건전화’ 정책의 결과다. 적어도 벤처는 거품만은 아니었다. 그런데 거품이라고 생각하고 도입된 정책 이후에 우수 벤처들이 더 이상 나타나지 않았다.

두 번째 오해는 벤처의 모럴 해저드에 관한 것이다. 벤처기업 사장들은 1주일에 평균 100시간을 일한다. 대부분의 벤처기업에는 노조가 없다. 내부 정보가 개방되고 신뢰가 있기 때문이다. 벤처인들은 이익 그 자체보다 자아실현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수익을 직원들과 나누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왜 모럴 해저드 문제가 나올까. 소위 이용호·정현준 게이트 등 소위 벤처 4대 게이트 때문이다. 그러나 냉정하게 물어보자. 그들은 기업 사냥꾼이지 벤처기업인들이 아니다. 이러한 기업 사냥꾼들은 불법 인수와 주가조작 등으로 문제를 일으켰다. 이러한 문제는 금융 당국과 사법 당국이 제도로 해결해 줘야 하는 문제다.

세 번째, 한국에는 미국의 스티브 잡스나 빌 게이츠, 마크 저커버그와 같은 롤모델이 없다고 오해한다. 한국의 NHN·휴맥스·넥슨 등은 전 세계에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은, 자랑스러운 한국의 벤처기업들이다. 그러나 이들 기업의 창업자들은 롤모델이 되기를 한사코 거부한다. 롤모델이 되는 순간 기업에 곱지 않은 시선이 올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이들이 롤모델로 나서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전파해야 한국의 청년 기업가 정신이 왕성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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