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기술에 경영을 더하면 새로운 가치가 됩니다.

News

노수홍 교수님

2021.11.15

By.관리자

 



교수님의 경력을 간단하게 소개해 주세요.

1987년부터 4년간 서울대 컴퓨터공학과에서 소프트웨어공학 과목을 가르친, 짧지만 강렬한 경험이 있어 대학으로의 회귀에 대한 꿈을 놓지 않았습니다. 테크놀로지 저널리스트로의 입신을 위해 19931월 조선일보 편집국에 입사하였고 일간종합지 최초의 전문기자(과학기술)가 되었습니다. 이후 BT(British Telecom) Wireless 한국지사장과 O2 UK/Europe의 아시아마켓 지역본부의 부사장을 지냈습니다. 무엇보다도 저는 산업화는 늦었지만 정보화는 앞서가는대한민국 발전에 일조하기 위해 유무선 통신과 컴퓨팅응용 산업 분야에서 개발자, 신사업 기획자 그리고 경영자로서 30여년간 힘을 보탰습니다. 학부는 경영학을, 석사는 컴퓨터 사이언스를 전공했습니다. 박사과정에서는 MOT의 주요 영역이라 할 수 있는 테크산업 기술표준의 국제분쟁에 당면한 후발기업의 대응전략에 대해 연구했습니다.

 

교수님께선 어떤 과목을 가르치고 계시는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2018년 봄학기에 기술경영전문대학원에 합류하여, 두개의 전공필수 과목들(ITM501 이노베이션경영, ITM502 기업가정신)을 담당해 왔습니다. 2021년 가을학기, 이노베이션 트랙의 주요 분야인 ITM640 통합적 관점의 신제품 개발을 담당하게 되어 I&TM 후반기 재학생들과 클래스를 같이 할 수 있게 됨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과목들 외에도 학부 두 과목과 카이스트 본원 내의 이공계 대학원생을 위한 공통필수 과목 등 총 여덟 과목을 설계했고 그 과목들 수업 운영을 맡아온 바 있습니다. 새 학기마다 I&TM에 입학하는 훌륭한 인재들과 가르치면서 배우고 배우면서 가르친다는 敎學相伴에 큰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교수님께서 현재 관심을 두고 연구하고 계신 주제는 무엇인가요? 연구 분야에서 요즘 떠오르는 이슈는 무엇인가요?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과 기업가적 행동심리(entrepreneurial cognizance & behavior) 분야에 주안점을 두고 있습니다.

 

혁신은 양자택일적 사고논리(either A or B)에 속박된 트레이드오프 구조를 탈피하는 것입니다. 가격과 기능 중에 하나를 선택해서 차별화함으로써 경쟁우위 지속화를 도모하려는 전략의 일관성도 중요합니다. 반면, 혁신은 기능과 가격 모두를 잡는 양자불락(兩者不落)(both A and B) 사고논리와 인과관계에 기반합니다. 혁신은 전대미문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기존의 제약사항을 분쇄합니다. 황금분할의 시장경쟁구조를 하위 시장부터 와해하고, 결국 전체 판도를 파괴해 완전히 재편하는 것입니다. 이론연구와 사례분석 결과를 바탕해서, 심화토론수업의 수요층인 4학기차 학생들을 위해 ITM800C 파괴적 혁신의 교훈(Lessons from Disruptive Innovation)이라는 혁신과 전략특강을 개설하였습니다. 금요일 밤 수업마다 종료시간을 잊은 채 열띠게 토론을 같이했던 학생들께 무척 고맙고 행복했습니다.


우리는 중요성이 작든 크든 하루에 35,000개의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대부분 짐작, 감정, 직관, 임프레션 등으로 빠르게 처리하지만 대충 꽤 합리적인 선택이었을 것으로 간주하고 살아갑니다. 창업자나 혁신가들도 예외가 아니라는 것, 바로 이것에 창업과 혁신활동이 90퍼센트 이상 실패하는 원인이 있습니다. 이 이유로 저는 두번째 연구 분야를 인지와 사고, 추론, 판단, 선택과 결정에 동거하는 편향, 맹목, 과신, 망상, 방치, 무분별, 태만, 소홀 등과 같은 인지적 오류와 함정으로 잡고 있습니다. 저는 더 나아가 이런 인지적 함정의 존재와 폐해, 그리고 대비책을 여하히 대학교육의 학문적 수준으로 담아낼 수 있을 것인가에 포커스를 두고 있습니다. 국제적으로 인지행동과학 분야에 정평이 난 교육연구기관과 공동 노력하는 방안을 모색해보는 중 입니다.

 

재학생에게 격려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분법(dichotomy)적 사고의 굴레를 탈피해야 한다고 격려에 가름하는 말씀삼아 하겠습니다. 기술경영 인문경영도 사람들은 양분법적으로 받아들이려 합니다. 한때 우리 사회도모든 혁신은 기술에 있고 기술이 세상을 바꾼다라는 기술전능에 내몰린 바가 있었습니다. 기술혁신전략을 수립했다면 그것이 올바르게 나아갈지가 결정되는 것은 바로 진전을 만드는 사람들의 인성과 지성이 아니겠나요. 육철학자 존 듀이는 테크놀로지에는 인간적 지성의 면모가 감춰져 있다고 하였고, 작년 초 작고한 파괴적 혁신의 아버지 클레이 크리스텐슨 교수는 테크놀로지는 삶의 가치제고와 질적향상에 관여된 모든 프로세스이라 하였습니다. 인공지능 만능시대를 살아갈 우리에게 인간지성(human intelligence)의 고도화가 더욱 더 절실함을, 인간지성의 고도화는 역설적으로 인간의 의식과 판단의 불완전성을 깨닫고 받아들이는 겸허(humility)에 의해 가름이 된다는 것을 미리 일찌감치 갈파했다고 생각합니다. 겸허한 박식가(polymath)의 시대가 오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대학원 입학을 고려하는 사람들에게 전해주고 싶으신 말씀 부탁드립니다.

KAIST I&TM의 진가는 다양한 분과학문을 전공하고 다채로운 전문분야를 경험하고 뚜렷한 목적과 문제의식을 가지고 진학한 역대 재학생들로부터 확인된 높은 수준의 인재밀도(talent density)라고 봅니다. 2년간 분야가 다른 전문인들이 모여 서로 위치와 입장을 존중하며 각자의 영역과 경계를 넘나들며 자극을 나누다 보면, 타화수분(他花受粉, cross-pollination)을 통해 변화와 성장을 이룬 스스로를 발견합니다. “나 자신의 성장과정을 돌이켜보아도 내적인 중요한 변화나 정신의 성장은 어느 틈에 일어나는 것이지 계획적으로 되는 것도, 지속적인 간섭으로도 되는 것이 아니다.” 한국인에게 널리 사랑받는 박완서 작가의 산문집 노란집 한 구절입니다. “어느 틈에 자랄 수 있는 돌파구랄까, 자유로운 통로를 마련해주는 것도 교육이라고도 부연하셨지요. 설사 계획없이 돌파구나 통로를 찾다가 우연히 이 홈페이지에 들르셨더라도, ‘준비된 우연적 만남(planned serendipity)’이라는 어불성설(語不成說, oxymoron)이 가져다 줄지도 모를 일생일대의 사건을 우연히 결행하는 놀라운 경험의 출발점이 되셨으면 합니다. 환영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