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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장민경 석사과정생 – 청년희망펀드’가 정말 희망을 줄 수 있을까

2015.11.16

By.관리자

* 2015년도 가을학기 교과목 "지식산업(담당교수: 윤태성)" 수강생 칼럼 게재. 

 

청년희망펀드 누적 기부액이 600억원을 넘어섰다. 9월 21일 박근혜 대통령의 첫 기부 이후 두 달도 지나지 않았다. 대기업 회장, 고위 공직자, 스포츠 선수, 연예인 등이 펀드에 가입했다는 기사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우리 청년들에게 희망이라는 단어는 빛바랜 지 오래다. 학자금 대출로 졸업하자마자 빚쟁이로 전락하고 취업난에 허덕이고 있다. 어렵사리 일자리를 구했더니 열정페이를 강요하는 어른들에게 노동력을 착취당하고 있다. 흙수저를 운운하며 가진 자로 태어나지 않은 것을 자조하기 시작했다. 패배주의에 젖은 청년들에게 청년희망펀드가 과연 희망을 줄 수 있을까. 현재로서는 긍정적인 답변을 할 수 없을 것 같다.

그 이유로 우선 청년희망펀드가 구체 계획이나 운영 방안이 정해진 상태로 출범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들고 싶다. 급조된 정책이라는 인상을 풍기는 게 사실이다. 청년희망펀드 홈페이지에서 국민을 대상으로 청년 일자리 창출 아이디어를 공모 중이다. 80여건이 올라와 있지만 대부분이 단순한 아이디어 수준이다. 명확한 계획이 없는 상태에서 거액의 기금이 과연 제대로 쓰일지 의구심이 든다.

다음으로 청년희망펀드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한계를 지적하고자 한다. 청년 실업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은 일자리가 없어서가 아니라 '양질의 일자리'가 없어서 발생하는 문제이다. 양질의 일자리의 원천은 주로 대기업에서 그 키를 쥐고 있다. 청년희망펀드는 대기업이 거액의 기부금을 내고서 일자리 창출 문제에 대한 면죄부를 받는 결과를 만들어 버린다. 마찬가지로 청년 실업 문제 해결의 주체인 정부가 청년희망펀드에 모든 것을 일임하고 뒷짐을 져버리는 게 아닌가 싶다. 이렇게 시급한 사안을 왜 정부 예산에서 해결하지 않는 걸까. 정작 해결책은 마련되지 않은 채 '기부 쇼'에 그치지는 않을까 우려스럽다.

마지막으로 청년희망펀드에 순수한 의도로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하는 점이다. 정부의 눈치를 보느라 혹은 자신의 이미지를 제고하느라 펀드에 가입한 것이 뻔해 보인다. 투입되고 있는 돈의 출처도 따지고 보면 결국 청년들의 주머니에서 나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청년들의 주머니 탈탈 털어놓고 청년에게 희망을 준다며 생색을 내고 있으니 이것 참 속이 뒤집어지지 않을 수 없다.

일단 좋은 취지에서 출발한 청년희망펀드가 좋은 결과를 거두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정부, 대기업이 청년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을 좀 더 연구해주었으면 한다. 청년희망펀드가 청년들에게 또 하나의 '희망 고문'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2015.11.13
장민경 카이스트 기술경영전문대학원 석사과정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5/11/12/2015111204540.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