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기술에 경영을 더하면 새로운 가치가 됩니다.

News

[헤럴드경제] 이원섭 석사과정생 – 쇼미더 소프트웨어

2015.11.30

By.관리자

* 2015년도 가을학기 교과목 "지식산업(담당교수: 윤태성)" 수강생 칼럼 게재. 

 

송민호의 ‘겁’, 인크레더블의 ‘오빠차’. 요즘 길거리를 지나다니며 한 번씩은 듣게 되는 노래다. 얼마 전 종영한 오디션 프로그램 ‘쇼미더머니4’의 음원들이 아직도 각종 차트의 순위권을 장악하고 있다. 웬만한 아이돌 그룹의 타이틀곡도 1~2주가 지나면 ‘차트 아웃’ 되는 데 비하면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방송사인 엠넷은 ‘쇼미더머니’로 인한 힙합 열풍에 힘입어 여성 래퍼들의 경쟁 프로그램 ‘언프리티 랩스타’를 론칭,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힙합을 대중화시킨 ‘쇼미더머니’와 ‘언프리티 랩스타’ 이전에는 오디션 프로그램의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슈퍼스타K’와 ‘K팝스타’가 있었다. 슈퍼스타K 오디션장에서 다소곳이 앉아 기타를 치던 장재인과 흥겹게 합을 맞추던 버스커버스커 덕분에 한동안 대중가요계에는 어쿠스틱 기타와 길거리 버스킹 열풍이 불었다. 아울러 오랜 무명 생활을 거친 싱어송라이터 이진아의 음악은 K팝스타에서 ‘지금껏 들어보지 못한 음악’이라는 심사위원들의 극찬을 받으며 음원 차트 1위를 기록했다. 대다수의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악마의 편집’과 참가자들의 합격 여부에 관한 대중의 이의 제기로 끊임없는 논란에 시달리지만, 비주류 음악을 대중화시키며 장르의 다양성을 꾀하고 흙 속의 진주를 발견하는 순기능을 한다는 점에는 반론이 없어 보인다.

오는 2018년부터 모든 초, 중, 고등학교에 소프트웨어 교육이 의무화된다. 프로그램을 만드는 코딩 기술이 ‘국영수’ 같은 과목이 될 정도로 중요해졌다는 뜻이다. 이 같은 상황에 대비해 미래창조과학부는 소프트웨어 창의 캠프를 마련했고, 네이버는 2013년부터 ‘소프트웨어 야놀자’라는 교육 과정을 개설해 청소년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교육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플래닛 등의 대기업 역시 아카데미 과정을 개설해 가까운 미래를 준비 중이다.

스마트폰으로 각종 애플리케이션과 게임 등을 직접 체험하며 코딩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깨우친 대다수의 대학생과 직장인들은 프로그래밍을 가르치는 학원을 알아보기도 한다.

하지만 소프트웨어 시대를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고자 하는 이들이 말하는 공통된 고충이 있다. 코딩을 어디서 어떻게 시작하는지 조차 잘 모르고, 처음 배우는 과정이 어려워 진입 장벽을 느낀다는 것이다. 머리로는 꼭 배워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지만, 생각보다 복잡한 방식에 지레 겁을 먹고 떨어져 나간다. 중고등학생 중 수학을 일찌감치 포기한 이들을 ‘수포자(수학포기자)’라 부르 듯, 코딩 교육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코포자(코딩포기자)’라는 말이 일반화될 지도 모를 일이다.

아직은 비주류에 가까운 소프트웨어 제작에 관련해 오디션 프로그램의 포맷을 적용해보면 어떨까? 방송사에 ‘코딩 서바이벌’ 쇼미더 소프트웨어(가제) 제작을 제안해본다. 방송을 통해 도전자 각자가 앱이나 게임, 임베디드 등 자신만의 프로그램을 만드는 과정을 공개하고, 자존심을 건 결과물로 대결해 한 사람씩 떨어지는 방식. 코딩을 잘 모르는 사람도 이들의 프로그래밍 과정을 뜯어보며 자연스럽게 제작 방식을 배우게 되고, 매회 경쟁을 통해 점점 진화하는 코딩 실력을 눈으로 체감할 것이다.
몇해 동안 이어진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참가자들의 평균 실력이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향상된 것처럼, 장기적인 시즌을 거칠수록 프로그래밍의 수준이 전반적으로 업그레이드될 수도 있다. 코딩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스타가 된 ‘슈퍼스타C’ 한 사람의 위력이 업계 저변에 엄청난 에너지를 불러일으키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수포자’ 같은 ‘코포자’를 양산하는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소프트웨어 업계엔 오디션 프로그램과 같은 촉매제가 필요할 것이다.

KA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 석사과정 이원섭

출처 : http://news.heraldcorp.com/view.php?ud=20150922000854&md=20150922150018_B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