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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윤태성 교수 – 순풍에 돛 올리는 日 면세산업 2.0

2016.02.23

By.관리자

`면세산업 1.0`은 관광객에게 상품을 판매하고 매출을 올린다. 이에 비해 `면세산업 2.0`은 관광객의 재방문율을 높이고 지역경제의 활성화를 도모한다. 일본은 `면세산업 2.0`으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 배경에는 순풍과 돛의 조화가 있다. 순풍은 일본으로 들어오는 인바운드 관광객의 증가다. 돛을 올리는 것은 면세점 증가라는 기업의 노력과 면세 대상 품목 확대라는 정부의 노력이다.

먼저 순풍을 보자. 일본을 찾는 관광객은 2013년 1036만명으로 처음 1000만명을 돌파했다. 그 후 관광객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2014년 1341만명에서 2015년에는 2000만명이 됐다. 2020년에는 3000만명을 목표로 한다. 일본의 관광수지가 흑자로 변한 것은 2014년 4월인데 이는 1970년 오사카 만국박람회 이래 44년 만이다.

관광객의 약 절반은 중국인이다. 이들은 단체여행으로 입국해 대량으로 상품을 구매한다. 구매하는 양이 너무 많기 때문에 폭탄 구매라고 불릴 정도다. 관광객이 증가한 요인으로는 엔저 효과가 거론된다. 그러나 순풍에는 새로운 요인도 있다. 단체여행으로 일본을 찾았던 중국인들이 이후 개인여행으로 다시 찾아오는 비율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2016년에는 중국인 관광객의 50%가 개인여행자일 것으로 예상된다.

개인여행자의 구매 행태는 단체여행자와는 확연히 다르다. 단체여행자는 여행사가 정한 매장에서 전기밥솥과 같은 주방용품을 구입하거나 동일한 제품을 수십 개씩 싹쓸이 구매한다. 단체가 함께 이동하다 보니 구매할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개인여행자는 여유 있게 다니기 때문에 아무 매장이나 들어가서 패션제품이나 미용제품을 꼼꼼히 살펴보고 다양한 제품을 구매한다. 자연히 폭탄 구매 품목은 매출이 줄어들고, 개인 구매 품목의 매출은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가속도를 붙이는 것은 기업과 정부의 돛을 올리는 노력이다. 면세점이 되려면 관할 세무서에 신청서를 제출하면 된다. 매장에는 외국어로 된 안내서와 상품설명서가 있으면 충분하다. 면세점 수는 매년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2013년 4622곳이던 것이 2014년 9361곳으로, 2015년에는 2만9047곳으로 늘어났다. 이 중 대도시는 1만8000곳이고, 지방은 1만1000곳이다. 면세점이 증가하는 비율은 지방이 더 높다. 지방에서는 면세점에 지역의 문화와 특산물을 합해 체류형 관광 프로그램을 만들기 때문이다.

정부의 면세 대상 품목 확대 역시 중요한 노력이다. 면세 대상은 2014년부터 확대돼 모든 품목이 면세 대상이 됐다. 가전제품, 시계, 가방, 의류와 같은 일반용품은 1만1엔 이상 구매하면 면세가 된다. 식품, 음료, 약품, 화장품과 같은 소모품은 한 사람이 하루에 한 면세점에서 5001엔에서 50만엔까지 구매하면 면세가 된다.

면세산업이 소매업 매출 증가의 핵심이 되다 보니 편의점인 세븐일레븐은 자사 점포 중 3000곳을 면세점으로 만들겠다고 한다. 가전제품 판매점인 라옥스는 의류기업인 온와드와 합작해 의류제품을 판매한다. 야마다전기는 도쿄역 앞에 대규모 매장을 열었는데 가전제품이 아니라 화장품과 소모품 판매에 주력한다. 이 밖에도 백화점에서는 공예품을 판매하고, 문방구에서는 필기구를 판매한다.

이들 면세점이 관광객에게 강조하는 것이 있다. 제품은 메이드 인 재팬 혹은 지역 특산물이라는 점이다. 공항형 면세점에서는 주로 가방이나 의류와 같은 고가 수입품을 판매한다. 이 방식은 매출액이 아무리 크더라도 면세점에 수수료를 안겨줄 뿐이다.

`면세산업 2.0`은 다르다. 관광객은 그 지역에서 제조한 제품을 면세점에서 구매하고, 마을에 오랫동안 머물면서 그 지역만의 문화를 체험한다. 이는 국내 제조업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도움이 된다.

[윤태성 카이스트 기술경영학과 교수]

출처 : http://news.mk.co.kr/column/view.php?sc=30500114&cm=%B1%DB%B7%CE%B9%FA%C6%F7%C4%BF%BD%BA&year=2016&no=141150&selFlag=&relatedcode=&wonNo=&sI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