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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윤태성 교수 – 사원의 자원봉사 활동을 장려하는 이유

2016.06.30

By.관리자

2016년 4월 구마모토에서 지진이 발생했다.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으며 주민의 일상생활은 완전히 마비됐다.
부품공장은 가동을 멈췄고 물류센터 기능은 정지됐다. 이로 인해 도요타나 파나소닉을 비롯한 제조기업은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일본에서는 잊을 만하면 대규모 자연재해가 발생한다. 재해가 발생하는 장소나 형태가 다양하기 때문에 미리 대책을 세우는 것에도 한계가 있다.
자연재해는 기업의 활동과 국가의 경제를 위축시키는 치명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인간의 능력으로는 자연재해를 막을 수 없다. 그렇다면 이와 지혜롭게 어울리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래서 많은 기업은 재해대책을 세우는 동시에 재해에서 새로운 사업의 기회를 모색한다. 최근에는 자연재해와 맞물리는 전략으로 사원의 자원봉사 활동을 장려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일본 기업이 사원들의 자원봉사 활동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게 된 계기는 1995년 1월 발생한 한신 아와지 대지진이다. 이 지진으로 6000명 이상의 인명이 희생됐으며 고베항도 파괴돼 경제에 치명상을 입혔다. 재해의 규모가 매우 컸지만 피해를 복구하는 데 자원봉사자가 큰 역할을 했다. 재해발생 후 10개월 동안 134만명의 자원봉사자가 활동을 한 것이다.
그 후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했다. 이 지진은 일본 역사상 가장 강력한 것이라고 한다. 1만5000명 이상의 인명이 희생되었으며 동북지역에 회복하기 어려운 상처를 남겼다. 이때에도 자원봉사 희망자가 많아서 후생노동성에서는 자원봉사의 범위와 요건 등을 널리 홍보할 정도였다.
2011년 7월 실시된 내각부 경제홍보센터의 `자원봉사 활동에 관한 의식 실태 조사`는 자원봉사에 관한 일본인의 의식 변화를 잘 보여준다. 대지진을 계기로 자원봉사 활동에 대한 의식이 높아졌다는 사람이 67%였다. 향후 기회가 있으면 자원봉사 활동에 참여하고 싶다는 사람은 83%나 됐다.
기업에 근무하는 사원이 자원봉사를 하려면 현실적인 어려움을 극복해야 한다. 휴가를 내야 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몸이 아파도 업무가 바쁘다는 이유로 휴가를 내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자원봉사를 위해서 휴가를 내려면 기업의 제도적인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
2013년 후생노동성 조사에 의하면 자원봉사를 위한 특별휴가 제도를 도입한 기업은 전체 기업의 2.8%에 불과했다. 그러나 사원 1000명 이상의 기업만 보면 이 숫자는 달라진다. 이들 기업의 23%가 특별휴가 제도를 도입하고 있으며 휴가 1회당 평균 50일 이상의 휴가를 인정하고 있다. 이 가운데 73%의 기업은 특별휴가 기간 동안 급여를 전액 지급한다.
그러나 2014년 동양경제신보사 조사를 보면 아직은 갈 길이 먼 것 같다. 기업에서 제도를 만들었으나 실제로 제도를 이용하는 사원은 많지 않다. 특별휴가 제도를 도입한 기업 383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사당 평균 이용자는 26명이다. 근무하는 기업에 휴가를 내고 자원봉사 활동을 떠나기에는 여전히 용기가 필요한 상황이다.
기업은 왜 제도까지 마련하면서 사원들의 자원봉사 활동을 장려하는 것일까?
위의 2011년 내각부 조사에 그 답이 있다. 자원봉사자에게 왜 봉사활동을 하는지 목적을 물었다. "사회를 위해서 도움이 되고 싶다"는 사람이 61%였다. 이는 재해극복에 동참하고 고객에게 은혜를 갚는다는 기업의 명분과 직결된다.
그런데 다른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답이 있었다. "봉사활동을 통해서 스스로가 참된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사람이 30%였다. 봉사활동은 짧은 기간 동안 다른 사람을 도우면서 스스로 인생의 의미를 생각하는 기회가 된다. 이는 기업에 사원을 교육시킨다는 명분을 준다. 사원의 자원봉사 활동을 제도적으로 지원하는 기업은 오랫동안 생존하기 위한 또 하나의 버팀목을 준비한 것이라 하겠다.

매일경제 16-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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