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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이래형 석사과정생 – `스타트업 전용 장외시장` 반가운 이유

2016.10.04

By.관리자

* 2016년도 가을학기 교과목 "지식산업(담당교수: 윤태성)" 수강생 기사 게재.

금융이란 단어는 한자로 쇠 금(金)자에 녹을 융(融)자로 풀어 쓴다. 쇠 금자를 쓰는 것은 굳이 화폐의 역사를 살펴보지 않아도 아직도 전 세계가 금속 화폐(동전)를 쓰고 있음에서 충분히 유추할 수 있겠으나, 왜 이것을 녹이는지에 대해서는 그 의미를 찬찬히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금융의 본질은 바로 '녹임'에 있기 때문이다.

자산은 규모나 가치가 클수록 시장에서 거래하기 힘들다. 빠른 거래, 쉬운 거래를 위해서는 자산을 분리해야 한다. 금덩이를 자르고 또 잘라서 가루가 되면 물처럼 흐르게 된다. 선조들은 이것을 '녹는다'고 표현했다. 금융의 진정한 의미는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자산을 잘라서 흐르게 하는 것이 금융의 본질이자 가장 기본적이고 최우선적인 역할이다.

기업 또한 주식이라는 형태로 잘게 자를 수 있다. 기업은 주식을 발행해 투자 자금을 유치한다. 따라서 주식을 사는 것은 그 기업의 일부분을 잘라 사는 것과 같은 의미다. 주식 발행을 통하면 빠른 자금 확보가 가능해 특히 모험을 하고 있는 벤처기업에 유리하다.

하지만 우리나라 벤처기업에 주식 발행과 지분투자 유치를 통한 자금 조달은 아직 꿈과 같은 일이다. 중소기업청과 벤처기업협회가 발표한 벤처기업 정밀 실태조사에 따르면 2014년 말 기준 벤처기업의 신규 자금 조달 방법은 정부 정책지원금(46.1%), 일반 금융(32.9%)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그 결과 지분 구조에서 창업자, 대표자 및 관련인 등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90%를 넘어선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기획재정부와 관계부처가 발표한 투자활성화 대책에서 올해 4분기에 스타트업 전용 장외시장(KSM)을 출범해 스타트업의 주식을 투자자가 직접 거래하도록 하겠다고 밝힌 점은 고무적이다. 중소·벤처기업의 혁신역량 강화를 위해 '대출'이 아닌 '투자'에 방점을 두는 것은 금융의 원래 취지와도 일치하는 방향이다.

자금은 기업을 살아 있게 하는 에너지다. 벤처기업에 가장 필요한 것은 단연코 활발한 금융을 통한 자금 확보일 것이다. 경쟁력 있는 벤처기업이 진정한 금융의 혜택을 누리며 넓은 바다를 항해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금융 인프라 지원이 더욱 확대돼야 할 것이다.

[이래형 카이스트 기술경영전문대학원 석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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