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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윤태성 교수 – 우리 집 아이는 누가 키우나?

2016.11.01

By.관리자

여성 인력의 활용은 경제성장을 위한 핵심 과제의 하나이지만 여기에는 조건이 붙는다. 바로 육아다.

일본에서는 0세에서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의 아동을 대상으로 보육소를 운영한다. 전국의 보육소는 2005년 2만2570곳에서 2015년 2만3533곳으로 10년간 4% 증가했다. 이용하는 아동은 2005년 200만명에서 2015년 216만명으로 8% 증가했다. 시설이 늘어난 것보다 정원을 늘리고 있는 게 현실이다. 보육소가 부족한 상황은 오랫동안 해결되지 않고 있는 사회문제다. 후생노동성 통계에 따르면 2015년 4월 기준으로 정부 인가 보육소의 입소 대기아동은 2만3000명이며, 이 중 80%는 대도시에 거주하고 있다. 보육시설에 맡기지 못해 부모가 육아휴직 중인 경우까지 포함하면 대기아동은 6만명에 달한다. 대기아동의 60%는 1~2세인데 3세 미만의 정원이 적기 때문이다.

보육소를 쉽게 늘리지 못하는 원인 중에 보육사 부족이라는 문제가 있다. 이유는 낮은 급여와 열악한 노동환경이다. 모든 산업의 월평균 기본 급여는 30만엔인데 보육사는 21만엔이다. 내년부터 월 6000엔 정도 인상할 예정이지만 다른 직업과 비교하면 여전히 급여가 낮다. 어린아이들을 돌봐야 하는 특성상 휴식을 취할 여유도 없다.

보육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정부와 기업은 다양한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정부는 2017년까지 수용 규모를 50만명 추가로 늘린다고 발표했다. 소규모 보육소의 정원은 19명에서 22명으로 늘리기로 했다. 현재는 보육사 한 명이 1~2세 아동 5명을 돌보고 있는데 앞으로는 6명으로 늘릴 예정이다. 정부에서는 대기아동을 줄이는 것이 급선무라고 판단하고 있다. 한편 보육사 입장에서는 한 사람이 제대로 돌볼 수 있는 아동은 3~4명이 적당하다고 말한다. 정원을 늘리면 보육사의 부담이 늘어나고 결국 아이들이 피해를 보게 된다는 우려도 있다.

기업들도 힘을 보태고 있다. 이온몰은 상업시설 내에 보육소를 만들어서 사원의 아이와 지역주민의 아이를 함께 돌보는데 365일 운영하는 보육소를 2020년까지 전국에 50곳 열겠다고 한다. 아이를 맡기는 사원의 근무시간을 고려하여 운영시간은 오전 7시에서 오후 10시까지다. 세븐앤드아이 역시 상업시설 내에 보육원을 운영하고 있는데 매년 늘릴 예정이다. 다이에는 상업시설 내에 방과후교실을 운영한다. 매일 오후 1시에서 8시까지 운영하는데 50여 종류의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새로운 사업모델을 만들어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도 늘어나고 있다. 하나, 부모가 시간과 장소를 지정하면 비활동 잠재보육사가 방문하여 아이를 돌봐주는 맞춤형 보육사업이 등장하였다. 일본에 보육사 자격증을 소지한 사람이 120만명 있는데 그중에서 보육소 교사로 근무하고 있는 사람은 43만명에 불과하다. 80만여 명은 보육사로 활동하지 못하고 있는 잠재보육사다. 둘, 어린아이를 키우는 보육사가 자신의 아이를 데리고 출근해서 보육사로서 활동하는 보육소도 등장하였다. 셋, 보육소에서 간호사를 고용하면 한 명에 한해서는 보육사로 인정하는 법을 이용해서 간호사를 채용하는 곳도 등장하였다. 넷, 보육원에 아이를 맡기지 못하는 여성을 위해 사무실과 보육시설을 함께 운영하는 기업도 생겼다. 사무실과 보육시설은 유리창으로 구분되어 있기 때문에 아이들은 안심하고 놀 수 있다. 여성 사원은 일하는 틈을 타서 아이의 기저귀를 갈아주고 간식도 먹인다. 모든 회사가 사내에 보육소나 탁아소를 만들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사무실 밀집 지역에 몇 개 회사가 연합해서 업무와 보육을 함께 하는 복합사무실을 운영하기도 한다.

지금까지 육아는 여성들만의 문제였다. 그러나 시대가 변하면서 이제부터라도 사회가 함께 육아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공감대가 널리 형성되고 있다.

[윤태성 카이스트 기술경영학부 교수]

기사 원문보기 : http://news.mk.co.kr/column/view.php?sc=30500041&cm=_%BB%E7%BC%B3%A1%A4%C4%AE%B7%B3&year=2016&no=759495&selFlag=&relatedcode=&wonNo=&sI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