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투데이] 최호장 석사과정생 – 기업의 다양성 증진위해선 부모 인식개선 필요
2017.12.14
By.관리자
2017학년도 가을학기 교과목 지식산업(담당교수: 윤태성 교수) 수강생 기사 게재
사람들은 어린 시절부터 단편적인 시각에서 어떤 것은 하면 안 되고, 어떤 것은 해야만 한다고 교육받는다. 어느 동네에 사는 친구는 사귀지 말라든지, 좋은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선 학교에서 가르치는 정규 교과과정보다 선행해서 공부해야 한다든지 하는 얘기는 나의 어린 시절뿐만 아니라 현재 시점에도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다.
어릴 땐 어른들이 하시는 말씀은 무조건 바르다고 생각했기에, 그 말씀에 오류가 있을 것으로 생각해보지 않았다. 그리고 왜 그런지 궁금해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부모가 되어 그런 이야기를 들어보니, 다른 사람들은 왜 자녀에게 그런 말을 하며, 주변 사람들에게도 그것이 옳은 생각인 양 설파하고 다니는지 궁금하게 되었다.
이런 주제에 대한 해답은 대부분 아내를 통해 얻는데, 아내는 맘카페 활동을 하며 보고 들은 바를 말해 주었다. 부모들이 특정 동네나 특정 브랜드의 아파트에 사는 친구들 사귀지 말라는 얘기를 하거나, 그 동네의 아이들이 내 자녀가 다니는 학교에 배정될 것이 두려워 동네 간 육교가 설치되는 것을 적극적으로 반대하는 이유는 이러했다.
우선, 집값이 상대적으로 낮은 지역에 사는 부모들은 더 높은 지역에 사는 부모들에 비교해 소득수준이 낮을 확률이 높고, 그로 인해 자녀의 교육을 위한 금전적 지출 (과외, 학원 등)이 적을 것이지만, 소득수준이 높은 부모는 자녀 교육을 위해 좀 더 많은 투자를 할 것으로 판단했다.
자녀교육에 대한 투자금액의 비대칭은 결국 자녀들의 방과 후 생활방식을 양극화시킬 수는 있다. 학교수업이 끝나면, 과외 및 학원을 가느라 일정이 빠듯한 학생이 있는 반면에, 곧장 집으로 가거나, 어린 시절 추억을 만드는 데 시간을 보내는 학생이 있을 것은 어느 정도 동의한다.
얼마 전 우리 회사 연구개발 부문에 신입사원을 채용하기 위한 실무면접 전형에 면접위원으로 참석했다. 그리고 30명이 넘는 후보자들이 면접위원분들의 질의에 응답하는 것을 보고 두 가지를 느꼈다. 첫 번째는 대부분이 긴장되는 상황에서 생각보다 차분하게 대답을 잘 한다는 것이었고, 두 번째는 각기 다른 삶을 살아온 후보자들의 삶이 어찌 자로 잰 듯 일관적이었다는 것이다. 물론 실무면접위원으로 참여해본 경험이 거의 없었기에 매우 특이하다고 생각했다.
특정 영역의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보편타당하게 갖춰야 할 역량은 정해져 있고 그 역량을 개발하는 방식은 누구나 비슷할 것이지만, 한 치 앞도 예상하기 힘들 정도로 빠르게 변화하는 미래의 시장환경에 유연하게 대처하기 위해서는, 특이한 경험을 한 다양한 사람들이 필요하다. 그래서 현대 기업경영에 화두가 되는 것 중 하나가 기업 내 다양성 증진이다.
기업의 다양성 증진을 위한 방법에는 선발과 배치과정에서 한 조직 내에 지역, 성별, 학교, 전공 등이 한쪽 방향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하는 방법이 있지만, 어린 시절부터 근본적으로 같은 삶을 살 수밖에 없었던 환경에서 자라, 비교적 비슷한 경험과 생각을 하는 사람들만 즐비하다면, 그러한 노력은 큰 효과를 거두기 힘들 수 있다.
앞으로 세상은 지금보다 더 빨리, 그리고 더 복잡하게 변화할 것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다양성 증진을 통해 여러 가지 경험과 혁신적인 생각을 하는 다양한 사람들이 협업하는 것은 기업을 조금이나마 오래 생존할 수 있게 하는 전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전략이 우리나라에서 제대로 실행되기 위해선 어린 시절부터 자녀교육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부모의 인식부터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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