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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3不시대 (윤태성 교수)

2012.11.06

By.관리자

[매경춘추] 3不시대 (윤태성 교수)

"카이스트 학생들은 미래에 대한 자신감이 강하지요?" 이런 질문을 많이 받는다. 그러나 카이스트 학생들도 이 시대의 여느 젊은이와 하나도 다를 게 없다. 이 시대는 불안, 불만, 불비의 3불(不)시대라는 생각이 든다.
불안은 나의 현실이 힘들며 미래에는 잘될 거라는 확신이 없는 것이다. 집이 있으면 하우스 푸어라서 불안하고 집이 없으면 하우스리스 푸어라서 불안하다. 자녀가 학생이면 왕따 당할까봐 불안하고, 졸업하면 취직할 수 있을지 불안하고, 결혼한다면 혼수비용 마련 때문에 불안하다. 불안이 커지면 절망이 된다. 철학자인 키르케고르는 절망은 죽음에 이르는 병이라고 하였다.
불만은 내가 속한 조직과 사회에 대하여 만족하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 정치에 불만이고, 회사에 불만이고, 사회에 불만이다. 나 혼자의 힘으로는 어떻게 할 수 없으니까 불만이고 다들 수수방관하고 있는 것 같아서 더욱 불만이다.
불비는 장래에 대한 대책이 충분하지 않은 것을 말한다. 수명은 늘어나도 수입은 따라가지 못하고, 연금이나 보험으로 여생을 보내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자녀에게 의지할 수도 없고 오히려 자녀가 부모에게 손 벌리지 않고 독립만 해줘도 고맙다고 생각한다.
그러다 보니 지금까지 성실하게 살아온 사람들도 3불시대에는 과연 지금까지의 방식을 계속 유지해도 좋은지 방황하게 된다. 완벽한 방황이라면 그 끝에는 새로운 시대가 열릴 것이다. 그러나 방향을 잡지 못하고 우왕좌왕한다면 그 상처는 크고 방황의 끝은 쉽게 오지 않는다. 그래서 방황에는 방향이 필요하다.
불안, 불만, 불비에 의한 3불시대에 방황의 방향은 희망, 가치, 협력에 있어야 한다. 희망은 우리가 절실히 원하는 것을 표현하는 것이다. 우리에게서 아주 멀리 있거나 전혀 경험해 보지 않은 것을 희망으로 가질 수는 없다. 지금까지 불안에 눌려 있던 것을 용기를 내어 표현해야 한다. 가치는 관계자들이 공동으로 창조하여야 한다. 절대적인 권력을 가진 사람이 창조한 가치를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것이 아니다. 협력은 우리가 머리를 맞대고 새로운 상황을 설계하고 준비해서 함께 운영하는 것이다. 모든 것을 혼자만의 힘으로 하겠다는 것은 무모한 도전이다. 3불시대! 좋은 방향으로 제대로 방황하자. 잘 방황하는 것은 커다란 능력이다.

원문: http://news.mk.co.kr/column/view.php?sc=30500041&cm=_%BB%E7%BC%B3%A1%A4%C4%AE%B7%B3&year=2012&no=719470&selFlag=&relatedcode=&wonNo=&sI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