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기술에 경영을 더하면 새로운 가치가 됩니다.

News

[매일경제] 완벽한 말바꾸기 (윤태성 교수)

2012.11.07

By.관리자

[매경춘추] 완벽한 말바꾸기 (윤태성 교수)

필자가 대학에서 담당하는 수업에서는 가끔씩 학생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서 토론하는 시간을 가진다. 사회자가 한 명 있으며 한 그룹은 두 명이다. 20분간의 1차 토론이 끝나고 나면 방청객인 학생들이 사회자와 참가자에 대해 개선할 점을 지적한다.

예를 들어 주장하는 근거가 부족하다거나 태도에 자신감이 없다거나 하는 식이다. 이때 칭찬은 하지 않고 부족한 점이나 개선이 필요한 점만 지적한다. 여기까지 진행하고 나면 곧바로 2차 토론을 시작한다. 그런데 이번에는 완전히 반대의 주장을 하도록 한다.

1차 토론에서는 어떤 사업을 해야 한다고 열렬히 주장하던 그룹이 이제는 완전히 말을 바꾸어서 그 사업은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금까지 그 사업은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던 그룹은 이제는 정반대로 꼭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 입으로 두 말하기 시합이다. 완벽하게 말을 바꾸어야 방청객에게서 좋은 평가를 받는다.

예전에 한자숙어를 공부할 때에 조변석개나 조삼모사와 같은 표현은 사람의 나쁜 특징이라고 생각했다. `어떻게 사람이 그렇게 쉽게 태도를 바꿀 수 있을까`라고도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 내가 담당하는 수업에서는 조삼모사 정도가 아니다. 조금 전까지 검다고 주장하다가 완전히 말을 바꾸어서 희다고 주장하는 토론을 장려한다. 왜냐고? 어떤 논리를 주장하는 사람의 목적과 관점을 이해하려면 본인이 동일한 논리를 주장해 보면 쉽게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지식인은 하나의 논리를 다양한 관점에서 전개하거나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 세상은 항상 변하기 때문에 과거에 배웠던 지식이나 논리가 한 사람의 평생 동안 일관되게 유지되는 경우는 드물다. 과거 냉전시대의 논리는 이제는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다. 완전히 반대의 논리가 생겼다가 또다시 새로운 논리가 생기기도 한다. 그런데 한 입으로 두 말하기 연습은 비즈니스 모델링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예를 들어 어제까지 고가로 판매하던 제품이 오늘부터 무료가 되기도 한다. 고가로 판매하다가 갑자기 무료로 판매하는 것을 소비자 관점에서 보면 완전히 조변석개요, 조삼모사다. 그런데 완벽한 말 바꾸기로 성공한 비즈니스 모델은 훌륭한 경영사례라면서 많은 기업이 모방한다.

원문: http://news.mk.co.kr/column/view.php?sc=30500041&cm=_%BB%E7%BC%B3%A1%A4%C4%AE%B7%B3&year=2012&no=728442&selFlag=&relatedcode=&wonNo=&sI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