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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윤태성 “디트로이트 파산에서 우리 지역 문제를 봐야”

2013.10.01

By.관리자

[뉴스] [이슈 기고] 윤태성 "디트로이트 파산에서 우리 지역 문제를 봐야"

자동차 산업의 발전과 함께 미국의 번성을 상징하던 디트로이트가 파산했다는 뉴스가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지역을 지탱하던 자동차 산업이 쇠퇴하면서 시의 재정 운영에 한계가 온 것이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얼마 전 재정 문제로 고민하는 지역이 많다는 보도도 있었다. 그러나 파산의 문제는 산업에만 한정해 봐서는 안 된다. 사실 지자체가 파산하는 것보다 더 무서운 것은 주민들이 느끼는 절망감이다. 행정 기능이 축소되고 의료 시설이 없어지며 인구가 줄어드는 현상을 보면서 주민들은 절망에 빠지게 된다. 주민이 절망하면 지역은 소멸한다. 그러므로 절망은 희망으로 바꾸어야 한다. 어떤 지역이 파멸적인 재해를 만났을 때에 성금을 보내는 것은 단순히 재정적인 도움을 주려는 것만이 목적이 아니다. 혼자가 아니라는 안도감과 함께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주민이 희망을 가지려면 재정만이 아니라 지역의 다양한 과제를 이해하고 해결하여야 하는데 이때 필요한 것이 창조 생산성의 향상이다. 지역의 창조 생산성을 나타내는 분모에는 지역과 시민과 역사와 같은 한정된 보유자원이 들어가며 분자에는 다양한 문화가 들어간다. 문화에는 관광이나 쇼핑과 같은 소비문화도 있고 건물이나 공원과 같은 건축 문화도 있으며 공장이나 기업과 같은 경제 문화도 있지만 에너지 고갈, 고령화, 저출산, 인구 감소, 재정 파탄과 같은 사회 문화도 있다. 창조 생산성은 분모와 분자에 들어가는 요인을 이용해서 다양한 스토리를 만들어 내는 능력이다. 예를 들어 서울 도심에 있는 경복궁, 청계천, 동대문시장을 연결해서 관광 스토리를 만들어 내는 것과 같다. 창조 생산성이 높다는 것은 다양한 스토리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의미다. 지역의 창조 생산성을 올려서 다양한 스토리를 만들어 내고 이를 통해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탁상공론이나 이론이 아니라 사회 실험이 필요하다. 사회 실험이란 지역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제한된 지역과 범위 내에서 스토리를 만들고 이를 실행해 보는 것이다. 사회 실험은 지역에서 특히 관심이 있는 주제에 집중해서 실시할 수도 있는데 예를 들어 고령화와 인구 감소에 집중할 수도 있다. 사회 실험을 할 때에 중요한 점은 모든 주민이 소통하고 의견을 밝히는 구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주민과 함께 지역을 구성하는 기업, 단체, 기관도 스토리 생성에 참여해야 한다. 몇 명의 전문가가 모여서 위원회를 만들고 여기에서 지역의 과제를 정의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사회 실험을 통해 지역의 과제들을 해결하려는 목적은 단순하다. 재정 문제를 비롯해서 예상되는 과제들에 대해 미리 스토리를 만들어서 대책을 세우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면 주민은 희망을 갖게 되고 지역은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 지역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그 지역만의 능력을 이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여러 지역이 네트워크를 구성해서 공동의 과제에는 공동으로 대처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네트워크는 여러 지역을 이어서 다양한 스토리를 만들기에도 유리하다. 한 지역의 창조 생산성은 다양한 지역과의 네트워크를 통해서 더욱 향상된다. 디트로이트 파산에서 얻어야 할 교훈은 지역을 보는 패러다임을 바꾸는 것이다.

<출처> 조선일보 2013.08.01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3/07/31/2013073104244.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