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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일보] 윤태성 블랙 컨슈머 탓 말고 ‘스마트 클레이머’ 키우자

2013.10.01

By.관리자

블랙 컨슈머 소비자로 출발… 기업의 안이한 대응 탓도
제품에 대한 합리적 대안, 생산적 비판 제시하는 스마트 클레이머 뜬다
기업도 건강하게 만들어

 

윤태성 카이스트 기술경영학과 교수 블랙 컨슈머가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금감원에서는 금융권에서 악성 민원을 제기하는 블랙 컨슈머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 이를 뿌리 뽑기 위한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한다. 클레임을 거는 소비자 중에서 금감원이 정한 기준에 해당하는 경우에 블랙 컨슈머로 인정하고 강경하게 대처한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일의 순서는 달라야 한다. 왜 블랙 컨슈머가 생기는지 그 원인을 밝히는 것이 먼저다. 근본적 원인을 방치한 채 피해 대책만 강구한다면 이는 미봉책이며 수동적인 대책에 불과하다.

먼저 실행해야 하는 작업은 기업이 제공하는 제품이나 서비스에는 어떤 문제가 있으며 소비자는 어떤 불만을 가지고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다. 블랙 컨슈머가 생기는 원인을 밝힌 후에 이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블랙 컨슈머도 처음에는 소비자로서 기업과 만났으며 불만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블랙 컨슈머로 변하기 때문이다.

기업이 성장하면 기업이 해결해야 할 과제도 함께 증가한다. 그중에서도 기업과 소비자의 관계는 가장 큰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소비자가 블랙 컨슈머로 변하고, 이러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법적 수단을 동원하거나 강경하게 대처하는 것은 과제의 뒤를 따라가는 방법이다.

이제는 과제를 미리 예상하고 앞서가는 방법을 도입해야 한다. 그것은 스마트 클레이머(smart claimer)를 적극적으로 육성하는 것이다. 스마트 클레이머는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해서 비판적 견해를 제시하는 사람이다. 제품과 서비스의 문제점을 앞서서 지적하며 합리적이고 설득력 있게 개선과 개혁의 포인트를 제시한다는 점에서 블랙 컨슈머와는 다르다.

블랙 컨슈머는 과제가 표면화되고 나서 생기지만 스마트 클레이머는 아직 과제가 무엇인지 알기도 전에 클레임을 건다. 기업이 성장하면 제공하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그에 따라 클레임의 종류도 다양해진다. 만약 제품을 출시한 후에 클레임이 걸린다면 기업에서는 원인을 밝히거나 피해를 보상하기 위해서 기업 내부의 앞선 공정을 비판한다. 영업은 앞선 공정인 제조를 비판하고 제조는 설계를 비판하는 식이다. 이는 경영 활동의 악순환을 초래한다. 스마트 클레이머는 미리 예상되는 클레임을 파악하고 개선 방안을 제시하기 때문에 경영의 악순환을 방지하고 선순환을 촉진한다. 스마트 클레이머가 거는 클레임은 형용사나 부사를 사용한 감정적 표현이 아니라 명사와 숫자를 사용한 이성적 표현이다.

스마트 클레이머는 기업 생태계의 주요한 플레이어로서 체계적으로 양성할 수 있다. 양성 과정에서는 크게 두 가지 능력을 기른다. 첫째, 필요한 지식을 융합하는 능력이다. 예상되는 클레임을 지적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서 대상 제품이나 서비스와 관련이 있는 지식을 찾아서 융합한다. 둘째, 융합한 지식을 적절하게 표현하는 능력이다. 아무리 다양한 지식을 가지고 있다고 하여도 이를 기업이 활용할 수 있도록 표현하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

스마트 클레이머로서 양성될 수 있는 사람은 초등학생에서 노인에 이르기까지 경제생활을 영위하는 모든 사람이다. 스마트 클레이머는 산업별로 구분하거나 등급을 구분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금융업 1급 스마트 클레이머라거나 제조업 2급 스마트 클레이머라는 식이다. 기업 스스로는 보지 못하는 과제에 대해서 스마트 클레이머는 소비자의 관점을 가지고 앞서서 클레임을 건다. 스마트 클레이머는 기업의 경쟁력을 기를 뿐만 아니라 업계를 건강하게 만든다.

<출처조선일보 2013.09.30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3/09/29/2013092902381.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