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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윤태성교수-사고 예방할 智德體 교육

2014.05.24

By.관리자

큰 참사는 언제나 작은 사고에서 비롯
올바로 대처해 피해 최소화하는 훈련을

윤태성 < KAIST 경영전문대학원 교수 >

 

전 국민을 비통에 잠기게 한 세월호 사고는 아직 진행 중이다. 사고가 완전히 수습되려면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지 예측하기도 어렵다.

우리는 작게 시작된 사고가 평소 소홀함과 대응과정의 미숙으로 인해 대형사고로 발전하는 것을 많이 봐 왔다. 작은 사고가 결과적으로 대형사고로 발전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평소에 ‘사고(事故)설계’가 필요하다. 사고설계는 생각할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를 예상하고 이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는 것이다. 대비책에는 기계, 설비, 시스템처럼 환경에 관한 대책과 함께 사람에 관한 지덕체 교육이 포함돼야 한다.

첫째, 지(智)는 사고가 발생하는 것을 예상하고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지식능력을 키우는 노력이다. 이를 위해 사고에 관한 과거 기록을 수집하고 분류하며 안전에 관한 지식을 추출하고 상호 관련을 짓는다. 이를 안전지식의 구조화라고 한다. 예를 들어 지하철 사고를 대상으로 안전지식을 구조화한 것과 여객선 사고를 대상으로 안전지식을 구조화한 것을 서로 합하고 상호 관련을 지어 더 넓은 범위에서 구조화하는 것이다. 이 작업을 끊임없이 반복함으로써 과거에 발생한 안전사고는 미래의 사고를 설계하고 이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는 데 활용된다. 구조화된 안전지식은 누구에게나 공개해야 한다.

둘째, 덕(德)은 사고가 발생했을 때 침착하게 대응하며 약자를 우선 보호하는 도덕능력을 키우는 노력이다. 아무리 과학기술이 발전하더라도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는 사회는 기대하기 어렵다. 사회에서 안전사고의 요소를 완전히 제거하는 것도 기대하기 어렵다. 만약 사고의 징조가 있을 때에 이를 신속하게 알아차리고 침착, 정확하게 대응한다면 사고 규모를 축소하고 인명피해 역시 줄일 수 있다. 그러나 덕은 지와 체가 바탕이 돼야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셋째, 체(體)는 사고발생 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신체능력을 키우는 노력이다. 사고가 발생했을 때 반사적으로 행동할 수 있도록 반복해서 훈련하는 것이다. 일본에서는 유치원생 때부터 재난이나 사고에 대비한 대피훈련을 수시로 실시한다.

막상 사고가 발생하면 누구라도 당황하게 된다. 허둥거리면서 잘못된 판단을 하거나 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하지 못하기 때문에 대형사고로 발전한다. 평소에 사고를 예상한 반복훈련을 해야만 사고 현장이나 재난지역에서 인명피해를 막고 사고가 대형화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