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윤태성교수-‘한눈에’ ‘짧게’ 일본식 경영의 화두
2014.07.02
By.관리자
[글로벌포커스] `한눈에` `짧게` 일본식 경영의 화두
기업의 특징은 다양한 업종에서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지만 일본 기업에는 공통으로 두 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 상황을그어져 있다. 운전을 하면 도로 위에 다양한 안내가 가시화되어 있는 것을 알게 된다. 지하철 벽이나 창문에는 노약자석을 표시하거나 주의사항을 나타내는 그림이 붙어 있다. 이발소 밖에는 색깔별로 다
른 등불에 불이 들어와 대기시간을 가시화한다. 눈에 보이게 가시화하려는 특징이다. 상황의 본질을 파악하고 개선점을 찾기 위해서는 문장이나 언어로 표현하기보다 도식화하여 그림으로 나타내는
일본 시설물에는 바닥이나 주변에 아무런 가시화가 없는 곳이 거의 없다고 느낄 정도다. 눈으로 보거나 몸으로 확인하는 활동도 가시화하는데, 지하철 운전사는 손을 들어 방향을 가리키면서 확인하고 목소리를 내어 안전을 확인한다. 판매점에서는 상품을 전시하는 방식을 궁리하여 문맥을 가시화한다. 것이 효과적이다. 일본 공장이나 건설 현장에서는 기계는 어디에 있어야 하고 자재는 어디에 있어야 하며 사람은 어떻게 이동하는지 가시화한다. 이를 위해 바닥에 줄을 긋거나 화살표를 여기저기 배치한다. 은행 ATM에 현금을 찾으러 가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선이 바닥에 그어져 있다. 운전을 하면 도로 위에 다양한 안내가 가시화되어 있는 것을 알게 된다. 지하철 벽이나 창문에는 노약자석을 표시하거나 주의사항을 나타내는 그림이 붙어 있다. 이발소 밖에는 색깔별로 다른 등불에 불이 들어와 대기시간을 가시화한다.
2012년 기준 의류 분야 매출액 세계 5위인 유니클로 매장에서는 모든 옷을 개어서 전시하는데, 이는 매장에 들어선 고객이 정리된 청결함을 느낄 수 있게 한다. 세계 9위인 시마무라 매장에서는 모든 옷을 옷걸이에 걸어서 전시하는데, 고객은 상품의 다양성을 쉽게 느낄 수 있다. 기업에서는 특정 업무에 대한 전체 상을 용지 한 장에 가시화한다. 업무 실행기간이 길고 예산이 많이 들어가며 관련자가 많아질수록 방향감각을 잃어버리기 쉽다. 관계자들이 이해를 함께하며 전체 최적화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상황을 가시화해서 한눈에 조감할 수 있어야 한다. 가시화는 수납 기술에도 나타난다.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 수납하면 어느 물건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게 되어 금방 혼란해진다. 그러므로 수납을 위한 용기는 대부분 투명하며 밖에는 품목을 써서 붙인다.
둘째, 전체를 요약하려는 특징이다. 문화인류학자인 가와기타 씨가 1964년에 제안한 KJ법은 아이디어를 생성하고 요약하는 발상법이다. 이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생성하여 소그룹에서 대그룹으로 묶어가면서 전체를 요약해 나가는 방식인데 사원이 가진 지식을 기업 자산으로 활용하기 위해 여전히 많은 기업에서 사용하고 있다. 다양한 주제에 대해 간결하게 요약한 서적도 꾸준하게 출판된다.
도쿄대 학생 노트 수백 권을 분석해서 노트 정리 기술을 요약한 서적도 있으며, 유명한 지식인이 자신만의 요약하는 노하우를 출판하기도 한다. 스마트폰에서 뉴스를 열람하는 사용자를 위해 뉴스를 요약해주는 앱도 많이 개발되었다. 이때 요약하는 방식은 두 가지인데 열람자가 많은 뉴스를 중심으로 요약하거나 각 사용자가 미리 선택한 분야를 중심으로 요약한다.
만약 가시화와 요약을 기업 경영이나 개인 일상에 활용하고 싶다면 다음과 같은 훈련을 권한다. 상황을 나타내기 위해서는 다양한 색상의 펜을 사용해서 종이에 가시화한다. 이때 직선이나 삼각형 등 간단한 요소를 이용하며 표현은 재현성이 있어야 한다. 가시화를 하면 종이에 여백이 많이 생기는데 여기에 새로운 요소를 추가하거나 기존 요소를 없애거나 하면 짧은 시간에 매우 많은 아이디어를 생성할 수 있다. 전체 상황을 나타내는 자료는 한 장으로 만든다. 만약 한 장에 다 담아낼 수 없다면 아직 상황에 대한 본질을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생각한다. 주장은 두괄식으로 하며 필요한 때에만 최소한의 보충자료를 첨부한다.
[윤태성 카이스트 기술경영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