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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신문] 융합에는 독식이 없다(최문기교수님)

2010.07.16

By.관리자

 

미국은 2002년 세계 최초로 NT·BT·IT·코그노 사이언스(Cogno Science) 네 가지 첨단기술 간에 이뤄지는 상승적 결합으로, 인간 수행능력 향상을 위한 융합기술 및 융합산업 개념을 제시하는 국가 융합기술 개발 비전을 발표했다. 미국은 융합개념을 IT·NT를 광범위한 과학기술 플랫폼을 제공하는 푸시 기술로 분류했다. 또 정신적 삶의 질을 도모하는 인지과학의 도입으로 BT를 활성화하도록 BT와 코그노 사이언스를 수요 견인 풀 기술로 분류했다.

이후 유럽과 일본 등 여러 국가에서 융합기술·산업을 활용한 기술혁신, 신산업 창출 및 지원을 통한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인문사회과학을 포함한 인간의 일하는 방식, 학습방식, 고령화·그룹 간 인터액션·안전을 향상하는 방향으로 범위를 확대했다. 그 대상도 BT를 넘어 로봇, 항공·우주, 환경·에너지,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 서비스로 늘어났다.
우리나라도 1단계로 융합기술·산업에 초점을 맞춰 경쟁력 보유 IT를 기반으로 자동차·조선·건설·섬유·국방·항공·기계산업에 융합 노력을 가속화 중이다. 이제는 IT와 기존 산업의 융합은 물론이고 저탄소사회 실현, 신성장동력산업 창출, 지역·중소기업 활성화를 위한 노력으로 2단계 산업 간 융합을 시작하고 있다.
융합기술·산업을 위해 융합인력이 필수사항이지만 인력 양성은 상당한 시간을 필요로 한다. 우수한 융합인력 양성 이전이라도 기존 기술 전문가들이 협력체제를 갖춰 대응한다면 어려움을 극복하고 분야 간 협력체제로 실제적인 융합인력을 길러내는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법·제도의 조기 확립을 위해서는 당사자 간 이해가 상충하기 이전 단계에서 합리적인 방안을 도출할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이미 IT와 타 산업의 융합단계에서 협력에 소홀하고, 자기 산업 중심의 융합기술·산업에의 접근방식으로 융합 협력의 장애요소가 됐고, 결과적으로 서로에게 이익을 가져다주지 못했다. 현재 시장 및 기술의 부분적 선점에 따른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타 산업의 소극적 참여, 중소기업의 종속적 참여를 요구해서는 융합기술의 국제 경쟁에서 낙오를 면하기 어렵다.

이는 모두에게 손실이다. 타산업에서 IT융합을 보는 자세가 IT를 융합 성공을 위한 기반 기술로 보지 않고, 자신의 영역에 IT가 침투한다는 인식으로 받아들인다면 결국 융합은 성공할 수 없다. 융합을 위해선 산업 간 칸막이를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산업 간 이해 증진과 각 분야 종사자 간 소통 확대가 중요 관건이다.
1980년대 미국이 국방 및 우주기술을 타 산업에 성공적으로 응용해 산업화한 경험은 융합기술·산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가는 시금석이 될 수 있지만 기술 및 산업을 새롭게 도출해내는 현재 융합기술·산업에서는 그 접근방법을 달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근래 애플 아이폰의 성공적인 등장에서 애플 앱스토어 이익분배 모델의 상호 호혜적인 이익 창출 방안을 배워야 하고, 구글TV에서 세계적인 대기업이 협력하는 모델을 창출해내는 구글의 리더십과 대기업 간 상호 협력을 도출하는 동기와 능력을 배워야 한다.

융합기술의 이용자 또는 소비자의 요구사항을 종합·분석해 융합기술 요구사항을 도출하고, 산학연의 능력을 총동원해 요구기술을 개발하고,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해 대·중소기업이 상생하는 융합기술·산업 대응체계의 확립은 융합분야 승리의 필수사항이다.
우리나라도 상당한 기술보유국의 위치에 올라섰다. 소요 원천기술을 자체 또는 글로벌 협력으로 확보해 부가가치를 확대할 수도 있을 것이다. 가칭 융합기술혁신센터를 만들고, 분야별 전문가가 모여 융합기술 정책수립과 그 실현을 위해 톱다운·바텀업 접근을 시행하고, 산학연 전문가가 참여하고, 대·중소기업 간 상생할 수 있는 비즈니스모델을 만들어 낸다면 융합기술·산업은 우리나라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다. 융합에는 절대 독식이 없다.
최문기 KAIST 경영과학과 교수, 전 ETRI 원장 mk1515@kais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