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윤태성교수-일본 기업의 다양한 협력형태
2014.08.05
By.관리자
[글로벌 포커스] 일본 기업의 다양한 협력형태
기업이 오랫동안 생존하기 위해서는 자사 장점은 살리고 약점은 보완해야 한다. 그러나 단일 기업 능력만으로는 이를 실행하기 어렵거나 효율이 낮다. 그래서 일본 기업들은 다른 기업과 협력하여 공존공생의 길을 찾는다. 기업 간 협력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다른 업종 간 협력도 많은데 이는 다시 기술과 경영으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 기술 융합이다. 예를 들어 종이컵과 같은 산업용 폐지는 연간 500만t 이상 배출되지만 재이용하기 어려워 전량 소각하거나 매립하여 처분하였다. 그러나 중소기업들이 협력하여 산업용 폐지를 활용한 식품용 발포 트레이를 개발하였다. 재료ㆍ인쇄ㆍ도료 기업이 협력하여 자동차 핸들이나 대시보드 등 곡면 인쇄상품을 개발한 사례도 있다. 또한 식품 첨가물 제조 기업이 의약품ㆍ첨가물ㆍ유통 기업과 협력하여 새로운 세균 제거제를 개발한 후에 안정적인 경영을 위해 연구개발ㆍ제조ㆍ판매를 분담한 사례도 있다.
둘째, 경영 융합이다. 의류 기업인 유니클로와 가전 양판점인 빅구카메라는 공동 브랜드인 빅구클로를 운영하고 있다. 의류와 가전제품은 모두 일상생활에 녹아 있기 때문에 종류가 다른 상품을 한곳에서 함께 판매하면서 상승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한편 편의점인 패밀리마트는 노래방 체인과 협력하여 편의점과 노래방이 함께 들어 있는 일체형 점포를 경영하고 있다. 평소에 편의점을 거의 찾지 않는 고객이 노래방을 찾으면서 자연스럽게 편의점에서 상품을 구입하게 된다. 노래방 체인으로서는 편의점을 활용하여 점포 확대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또 젊은 층에 인기가 많은 셔츠를 제조하는 중소기업이 중장년층이 주 고객인 백화점과 협력하여 단기간 행사에만 입점하여 판매하는 사례도 있다. 백화점 측 목적은 젊은 층을 새로운 고객으로 확보하는 것이며 중소기업 측 목적은 전국 백화점에서 행사를 진행함으로써 자사 브랜드를 전국에 알리는 것이다. 일본 최초 백화점인 미쓰코시는 우체국과 협력하여 상품을 통신 판매하고 있다. 우체국으로서는 취급하는 상품 종류가 늘어나서 매출이 증가하니 좋다. 백화점으로서는 상권을 전국 구석구석까지 확대할 수 있어서 좋다.
기업들 간 협력은 같은 업종 경쟁기업들 간에도 일어난다. 예를 들어 야마다전기는 압도적인 구매력을 바탕으로 가전제품 양판업계 1위를 고수하고 있다. 그런데 지역에서 개인이 경영하는 작은 판매점과 협력한다. 지역에 있는 작은 판매점은 대부분 대를 이어가며 경영을 하는 지역밀착형이다. 그러나 대형 판매점과 가격경쟁에서 밀리면서 경영이 크게 악화되어 도산이 줄을 잇고 있다.
야마다전기는 자사 판매점이 없는 지역에서는 매출이 일어나지 않는다. 이러한 약점을 상호 보완하기 위해 작은 판매점은 야마다전기에서 제품을 구매하여 자신들 고객에게 판매한다. 구매하는 가격은 야마다전기가 제조 기업에서 구매하는 가격과 동일하기 때문에 작은 판매점은 대형 판매점과 같은 가격경쟁력을 가지게 된다.
야마다전기로서는 작은 판매점에서 노력한 만큼 자사 경쟁력이 올라간다. 햄버거와 도너츠는 소비자 관점에서 보면 비슷한 상품이다. 그래서 지금까지는 서로 경쟁하면서 상대방 고객을 쟁탈하려고 노력하였다. 그런데 업계 2위인 모스버거는 미스터 도너츠와 공동 브랜드인 모스도를 만들어서 협력하고 있다. 서로 경쟁한다고 생각했지만 매출 내용을 자세히 분석해 보니 서로 고객이 다르다는 차이점을 발견하고 이를 상호 보완하려는 것이 목적이다.
[윤태성 카이스트 기술경영학과 교수]
<출처 : 매일경제>
http://news.mk.co.kr/column/view.php?sc=30500041&cm=_%BB%E7%BC%B3%A1%A4%C4%AE%B7%B3&year=2014&no=1063105&selFlag=&relatedcode=&wonNo=&sI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