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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윤태성 교수-日 화장품시장의 생존경쟁 지혜

2014.10.21

By.관리자

[글로벌포커스]日 화장품시장의 생존경쟁 지혜

기업의 목표는 생존이어야 한다. 일단 기업이 생존해야 번영과 공헌과 같은 아름다운 이야기가 전개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포천 500대 기업의 평균 수명이 겨우 30년에 불과하다는 통계를 보면 눈앞의 매출액이 기업의 생존을 담보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기업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영업이익률이 중요하지만 제조업의 영업이익률은 30%를 넘기기가 매우 어렵다. 더 큰 문제는 시간의 경과와 함께 제품이 코모디티화한다는 것이다. 기능이 아무리 늘어나도 가격은 하락하고 영업이익률은 한계 이하로 떨어지며 시장에는 유사한 제품이 넘쳐나게 되면서 결국 제품이 시장에서 사라지고 마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특히 제조업에서 매우 심각한 문제다. 이런 관점에서 화장품 시장은 눈여겨볼 만하다.


 

화장품의 영업이익률은 평균 60%를 상회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화장품의 원가 구조를 따지고 가격 인하를 요구하는 고객은 거의 없다. 전 세계 화장품 시장 규모는 2013년에 약 254조원이며 그중에서 일본은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규모로 약 26조원 시장이다.

주요 메이커는 시세이도, 카오, 폴라가 있으며 이들 3개 기업이 전체 시장의 과반을 차지하고 있다. 이런 일본 화장품 시장에 화장품과는 거리가 멀던 이업종 기업이 많이 뛰어들고 있다. 이들은 저마다 가장 자신 있는 무기를 가지고 시장에 진입하기 때문에 일부 제품은 특정 분야에서 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하기도 한다.

그래서 일본의 화장품 시장은 높은 영업이익률을 노리고 참전하는 이업종 기업들의 격전지라고 할 만하다. 예를 들어 1934년에 창업한 후지필름은 필름 매출이 격감하면서 화장품 시장에 아스타리프트 브랜드로 참전했다. 필름 제조에 필요한 콜라겐을 이용해서 만든 화장품인데 콜라겐은 피부 탄력을 유지하기 위해 중요한 물질이기 때문이다. 이제 후지필름은 화장품 회사로 완벽하게 변신했다.

1949년에 창업한 로토제약은 안약과 위장약을 만드는 회사지만 오바지와 하다켄 브랜드를 론칭해 시장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탤런트 김태희를 광고에 기용해서 화제가 되었던 기업이다. 백금 나노콜로이드를 이용한 화장품을 개발하는 등 제약업에서 닦은 실력을 화장품에 이용하고 있다.

1929년에 창업한 제과 회사인 에자키글리코는 과자나 아이스크림을 생산하는 회사다. 그러나 제과에 사용하던 글리코겐을 이용한 화장품을 개발해 지지 브랜드로 시장에 참전했다. 글리코겐은 포도당으로 만들어진 다당류인데 운동 에너지로 이용할 수 있다.

1925년에 창업한 아지노모토는 식품 제조 기업으로 명성을 날리고 있다. 그러나 아미노산에 관해서는 세계 최고의 기업이라는 무기를 이용해 지노 브랜드를 만들어 화장품 시장에 참전했다. 이전에는 아미노산을 식품 조미료에만 사용했으나 화장품 시장에 진출함으로써 적용 범위가 크게 늘어났다.

한편 지방의 딸기 농장이 바이오 연구소와 협업해 화장품을 만들어 시장에 진출한 사례도 있는데, 신선한 과일의 향을 이용해 만든 화장품으로 시장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외에도 중소기업이나 개인이 화장품을 제조해 시장에 참전하는 사례가 굉장히 많은데 일본화장품공업연합회의 회원사만 해도 1100사가 넘는다. 여기에 개인 사업자까지 합하면 일본의 화장품 메이커 수가 2만사가 넘는다는 주장도 있다. 이처럼 다양한 이업종 기업들이 화장품 시장에 참전하면서 제품 역시 다양해지고 있다. 그 결과 화장품을 모두 같은 메이커의 시리즈 제품으로 구입한다는 비율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

[윤태성 카이스트 기술경영학과 교수]

<원본 출처 : 매일경제>
http://news.mk.co.kr/column/view.php?sc=30500041&cm=_%BB%E7%BC%B3%A1%A4%C4%AE%B7%B3&year=2014&no=1333787&selFlag=&relatedcode=&wonNo=&sI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