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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CEO 메시지] ‘붉은 악마’ 같은 열정, 한국기업 경쟁력이다

2010.08.10

By.관리자

최근 대형 플랜트 건설 공사들을 수주하고 관리하기 위해 여러 나라를 다니다 보면 한국 건설회사들이 적극적으로 입찰에 참여해줄 것을 요청하는 부탁을 많이 받게 된다. 적잖은 경우, 미국이나 유럽, 일본의 쟁쟁한 건설사들도 국내 업체와 파트너 관계를 맺고 싶어서 사정을 하기도 한다.
불과 몇 년 전만해도 우리가 먼저 찾아 다니는 노력을 기울여야 외국 업체들과 협력관계를 맺을 수 있었던 것을 떠올리면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다. 더불어 과연 무엇이 한국 기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렸는지, 또 우리를 바짝 추격하고 있는 중국과 인도 회사들과의 경쟁력 차이는 어떻게 해야 벌릴 수 있을지에 대해 많은 생각과 고민도 뒤따른다.
그런데 그 답은 세계 석학 중 한 명이며, 비즈니스 철학자로도 유명한 영국의 경영학자 게리 해멀이 쓴 책에서 찾을 수 있었다. 그는 <경영의 미래>라는 책에서 미래 기업이 성공하기 위해 요구되는 인간의 능력 여섯 가지를 소개했다. 복종, 근면, 지성, 추진력, 창의성, 그리고 열정이었다.
그런데 한국 기업들이 중요한 덕목으로 꼽을 법한 복종, 근면, 지성은 세가지 모두 합쳐야 전체의 20% 정도에 불과하다는 게 그의 주장이었다. 나머지 세가지인 추진력, 창의성, 열정에 할당된 비중은 각각 20%, 25%, 35%. 그는 이 중에서 열정에 방점을 두었다. 열정이 있는 사람들은 기꺼이 장애물을 뛰어넘고, 포기하지 않으며, 전염성이 있어서 한 개인의 노력을 대중운동으로 퍼지게 하는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그의 주장에 공감이 갔고, 한국 기업의 경쟁력도 바로 이 열정에서 나온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몇 주간 전세계를 달군 월드컵 경기에서도 위대한 열정의 힘을 공감할 수 있었다. 길거리응원전에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에서 '대한민국의 숨은 열정은 어디가 끝일까'라고 느끼기에도 충분했다.
그렇다면 월드컵에서와 같은 열정을 기업이 갖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그것은 조직 구성원들 모두가 공유할 가치 있는 사명을 정의하고 간절히 염원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바야흐로 국내에도 전자 전기 조선 제철 자동차 등 업종별로 세계 선두 기업들이 많이 생겨났다. 지난 40여 년간 해외에서 땀을 흘리며 기술을 축적해 왔던 국내 건설회사들도 세계가 주목하는 리더로서 도약하고 있다.
이제 한국 건설회사들도 세계 건설산업을 견인할 당당한 리더로서의 사명감을 생각해야 한다. 인류가 함께 사는 세상을 더 좋게 만들고, 인류를 더 행복하게 만들 우리들의 사명은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할 때다. 정해진 사명을 절실히 깨닫고 그 사명을 향한 뜨거운 열정을 가질 때 비로소 세계가 존경하고 인정하는, 진정한 기업의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