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기술에 경영을 더하면 새로운 가치가 됩니다.

News

[매일경제] 윤태성 교수-책으로 경영철학 배우는 일본

2015.02.03

By.관리자

[글로벌포커스] 책으로 경영철학 배우는 일본

일본 출판 시장은 1996년 2조6000억엔 규모를 정점으로 계속 축소돼 2013년에는 1조7000억엔을 밑도는 규모로 줄어들었다. 서점 수도 1994년 2만6000곳에서 지속적으로 감소해 현재 1만4000곳 남짓 유지되고 있다.

그러나 1년 동안 발행되는 신간은 2000년 6만5000부에서 지속적으로 증가해 최근에는 거의 8만부에 이른다.

이런 시장 환경에서 서점으로 책을 공급하는 유통 기업이 생태계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닛판과 도한이 유통을 리드하고 있다. 이 두 기업이 공개한 2014년 베스트셀러 순위를 보면 상위 열 권 중에서 네 권만이 겹친다. 책을 공급하는 서점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네 권 중에 두 권이 경영자의 서적이다. 하나는 마쓰시타 고노스케의 ‘길을 연다’이며 또 하나는 호리에 다카후미의 ‘제로’다. 마쓰시타의 서적은 1968년 발행됐는데 누적 판매부수가 500만부를 넘어섰다. 그러다 보니 거의 매년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린다.

그의 서적을 읽으면 사업가로서 경영의 신이라고 추앙받기 이전에 국민 된 도리를 다하려는 사업보국의 자세가 느껴진다. 한편 호리에는 IT 벤처인 라이브도어를 창업했으며 사업이 크게 확장되면서 2000년 초반에 배금주의의 상징적인 인물로 큰 화제가 됐다. 그러나 증권거래법 위반으로 실형을 살고 나와서 자신의 과거와 현실을 되돌아보는 자서전으로 쓴 것이 ‘제로’다. 이 서적을 읽으면 도쿄대를 나와서 벤처를 창업하고 크게 성공했으나 수감 생활을 거치면서 현재는 아무것도 없는 제로 상태로 되돌아온 창업자의 각오가 느껴진다. 호리에는 여전히 일본 젊은이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일본 경영자 중에는 저술 활동에 열심인 사람이 많다. 작년의 베스트셀러 순위에는 들지 않았지만 이나모리 가즈오 역시 매우 활발하게 저작 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교세라를 창업해 세계적인 기업으로 키웠으며 일본항공이 파산 상태에 빠지자 회장으로 취임해 13개월 만에 흑자 전환시킴으로써 많은 경영자들의 관심의 대상이 됐다. 그는 서른 권 이상의 서적을 집필했으며 그중에는 중국에서 밀리언셀러가 된 서적도 있다.

이나모리는 세이와주쿠라는 연구모임을 만들어서 차세대 경영자를 대상으로 인생철학과 경영철학을 강연하는데 현재 74개 지역에서 약 9000명의 회원이 참여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세븐앤드아이홀딩스 회장인 스즈키 도시후미도 10여 권의 저서를 통해 자신의 경영철학을 널리 전파하고 있다.

유통업에서 기업을 크게 성장시킨 그의 경영철학은 많은 경영자에게 감명을 주었으며 스즈키 경영학은 소매업 경영자에게는 매우 중요한 지침이 된다. 서적을 집필하는 일본 경영자는 크게 두 가지 형태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대기업 경영자들이 자신의 경영철학을 정리하는 경우다.

마쓰시타가 그러하며 건설장비 메이커인 고마쓰의 사카네 마사히로 역시 기업을 성장시킨 과정과 자신의 경영철학을 책으로 정리했다. 유니클로의 야나이 다다시, 무인양품의 마쓰이 다다미쓰, 와타미의 와타나베 미키 등 많은 경영자들이 적극적으로 자신의 경영철학을 전파하고 있다. 또 하나는 성공한 벤처기업의 창업자들이 자신의 성공담을 홍보하는 경우다. 이는 IT 기업에서 많이 보이는데 인터넷 유통에서 성공한 라쿠텐의 미키타니 히로시나 사이버 에이전트의 후지타 스스무는 호리에 다카후미와 더불어 저서를 통한 홍보에 매우 적극적이다.

이들의 저서에는 창업을 꿈꾸는 젊은이들이 크게 반응한다. 소프트뱅크의 손정의는 아직 자신이 집필한 서적이 없다. 그러나 전문작가나 주변 인물들이 그를 주제로 집필한 서적은 수십 권이나 된다.

[윤태성 카이스트 기술경영학과 교수]

<원본 출처>
http://news.mk.co.kr/column/view.php?sc=30500114&cm=%B1%DB%B7%CE%B9%FA%C6%F7%C4%BF%BD%BA&year=2015&no=108193&relatedcode=&wonNo=&sI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