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일보] 안철수 KAIST 석좌교수 “대덕특구도 ‘실패의 요람’돼야 성공”
2010.08.27
By.관리자
안철수 KAIST 석좌교수(48·안철수연구소 이사회 의장·사진)는 대덕연구개발특구를 ‘한국의 실리콘밸리’처럼 만들기 위해서는 대덕특구 역시 ‘실패의 요람’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교수는 대전일보 창간 60주년 인터뷰에서 “대덕특구 역시 한국 경제구조의 한 부분”이라며 “한 번 실패하면 재기하기 어려운 시스템과 대기업 위주의 산업구조가 개선되지 않으면 대덕특구뿐 아니라 국내 어느 곳도 실리콘밸리처럼 될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안 교수는 “미국의 실리콘밸리는 성공의 요람이 아니라 실패의 요람이었으며, 실리콘밸리의 본질은 실패한 기업이 재기할 수 있는 처리시스템을 갖춘 것”이라며 “우리나라에서 기업가 정신이 쇠퇴하고 있는 근본적인 원인은 실패한 사람에게 다시 기회를 주지 않는 사회시스템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우선은 국가 전체적으로 기업가 정신의 쇠퇴와 중소·벤처기업의 낮은 성공률에 대한 문제점을 공유하고 이를 고칠 수 있는 방법을 실행에 옮기는 일이 중요하다”며 “이런 일들이 선행되지 않는다면 백약이 무효하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벤처기업까지 수도권으로 집중되는 상황과 관련, “과거에는 기업의 조직 전체가 한 지역에 모여 있는 것을 필수적인 것으로 생각했지만 이제는 IT 기술과 경영기법이 발달하면서 기획과 마케팅, 생산을 각각 다른 지역에서 맡는 회사를 흔히 볼 수 있다”며 “다른 지역과 연계하면서 대전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창업지원이나 상생펀드처럼 눈앞에 보이는 것보다는 대기업-중소기업 간의 불공정 거래관행을 고치려는 진정성 있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형석 기자 blade31@daej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