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윤태성 교수 – 日, 집밥과 외식 사이 블루오션 열리다
2015.03.10
By.관리자
[글로벌포커스] 日, 집밥과 외식 사이 블루오션 열리다
일본 최대 규모 시장은 외식(外食) 시장으로 2013년에는 24조엔 규모를 달성했다. 그 뒤를 이어 백화점·슈퍼 시장과 자동차 시장이 2013년에 각각 16조엔 규모로 2·3위 시장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외식 시장은 1997년의 29조엔을 정점으로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내식(內食) 시장은 대략 36조엔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비해 중식(中食) 시장은 2011년에 6조엔을 초과했으며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중식이란 음식을 제조하는 기업이 미리 조리해 판매하는 음식을 고객이 구입하여 가정에서 먹는 형태를 말한다.
예를 들어 도시락이나 반찬을 구입해 가정에서 먹거나 혹은 냉동식품을 구입한 후에 가정에서 간단한 조리 과정을 거쳐 먹는 형태가 중식이다. 일본에서는 1970년대 들어서면서 국민소득의 증가와 함께 외식 산업이 발전하기 시작했으며,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버블 경제와 편의점의 번성으로 중식 산업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최근 10년간 일본의 외식 산업과 내식 산업 규모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그 대신 중식 산업 규모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는 고령화사회의 진전과 1인 가구 증가의 영향 때문이다.
이런 변화 속에서 관련 기업들도 자연스럽게 중식 산업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맥도널드를 포함한 패스트푸드점은 음식의 배달 범위를 확대하고 있으며 식품 제조기업은 간단히 조리해서 먹을 수 있는 냉동식품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백화점과 슈퍼에서는 반찬 코너를 크게 확장하고 있다. 편의점에서는 데우기만 하면 바로 먹을 수 있는 메뉴를 늘리고 있는데, 특히 1인 가구의 특성을 고려한 메뉴가 크게 늘어났다. 판매 단위를 작게 나누어 한 사람이 한 끼에 다 먹을 정도의 양으로 판매하거나 바로 먹을 수 있도록 조리된 메뉴가 대부분이다.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메뉴 중에는 카레나 비프스튜와 같이 혼자서 먹으려고 가정에서 요리하기는 어려운 메뉴도 있다.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메뉴는 웬만한 반찬가게 이상으로 다양해졌다.
편의점은 대부분 교통의 요지에 입지하며 출입이 편리하기 때문에 중식 산업 확대의 최대 수혜자가 되었다. 중식 산업 관련 기업들은 시장 성장을 위해 국내 시장의 확대만이 아니라 해외 시장의 전개를 시도하고 있다. 또한 가격 경쟁에 의한 품질 저하를 방지하기 위해 새로운 부가가치 창조에 노력하고 있다.
특히 건강을 앞세우는 일대일 판매 형태가 주목받고 있는데 이는 음식을 판매하는 기업과 이를 먹는 고객이 서로 얼굴을 맞대고 의논하면서 메뉴를 정하는 방식이다. 기업 중에는 고객의 건강을 고려한 맞춤형 메뉴를 제공하는 기업도 있는데 이 기업의 직원은 대부분 영양사다.
이 기업에서는 먼저 고객별로 담당 영양사를 정하며 영양사는 정기적으로 고객을 방문해 고객의 건강 상태를 확인한다. 고객 중에는 당뇨병, 위장병, 고혈압 등의 증상을 가진 환자도 있기 때문에 고객의 비만도, 혈압, 공복 시 혈당,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요산 등의 수치를 바탕으로 한 명 한 명의 고객에게 적절한 메뉴를 선정해야 한다.
예를 들어 당뇨병 환자인 고객을 위해서는 특히 당질 제한식 메뉴를 중심으로 선정한다. 당질 제한식이란 면, 빵, 밥과 같은 주식에 많이 포함된 탄수화물을 가급적 섭취하지 않으면서 필요한 영양분을 흡수하는 식사를 말한다.
메뉴는 고객의 건강상 특징과 좋아하는 음식을 고려해 일주일 단위로 정하는데 대부분의 고객은 자신의 건강을 위해 가장 알맞은 음식을 골라 먹을 지식이 부족하거나 가정에서 스스로 조리할 만한 환경이 되지 않기 때문에 기업은 음식 제공의 범위를 초월해 고객의 건강 파트너로서 역할을 한다.
[윤태성 카이스트 기술경영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