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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이민화 교수 – 제조3.0과 중소제조업 혁신

2015.06.03

By.관리자

제조3.0과 중소제조업 혁신

대한민국은 절대 순위로 중국, 미국, 일본, 독일에 이어 전 세계 5위의 제조강국이다. 대한민국의 미래 전략에서 제조업을 제외하는 것은 핵심 역량을 누락시키는 오류다. 그러나 현재의 제조업, 특히 중소제조업의 경쟁력은 한계에 도달하고 있다. 이미 많은 분야에서 중국에 뒤처지기 시작했다. 중소제조업의 일대 혁신 전략이 필요한 이유일 것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3D 프린터와 사물인터넷(IoT)에 기반을 둔 미국 제조업의 부활을 선언했다. KT경영연구소에 따르면 미국의 제조업 투자가 2010년 이후 급증해 2013년 기준으로 소프트웨어와 같은 규모에 달하고 있다. 에인절투자자들의 미디어인 에인절리스트(Angellist)에 따르면 2010년 100개 미만의 하드웨어 스타트업이 2015년 3월 기준 3000개를 넘어섰다고 한다. 전 세계적으로 샤오미의 500억달러를 필두로 고프로(Gopro), 스퀘어(Square), 네스트(Nest) 등 10억달러가 넘는 기업가치를 지닌 하드웨어 스타트업들이 우후죽순 나타나고 있다. 그런데 한국 기업은 없다.
과거 제조 강국인 대한민국이 미래 제조업의 강국이 될 것이라는 보장은 전혀 없다. 제조업 변화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과거의 제조업은 대규모 기업의 수직 계열화가 경쟁력의 요체였으나, 미래의 제조업은 수많은 중소기업 간의 개방 협력이 경쟁력의 근간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새로운 제조업3.0의 핵심은 무엇인가.
기업의 경쟁력은 차별화 역량에 달려 있다. 생산에서 시작된 차별화 역량은 소프트웨어와 시장 플랫폼으로 이동했다. 그런데 이제 소프트웨어와 플랫폼만으로는 차별화가 지속가능하기 어렵게 됐다. 지식재산권에 기반한 하드웨어의 차별화가 다시 필요하게 된 것이다. 즉 제조3.0에서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결합하는 형태로 차별화가 진화하게 된 것이다.
재부상하는 제조업은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제조업으로 나타나고 있다. IoT, 웨어러블, 3D 프린터, 빅 데이터, 인공지능이 결합한 형태로 제조업은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를 이끄는 새로운 기업들은 크게 보아서 하드웨어와 플랫폼의 결합이란 형태의 사업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아이폰과 앱스토어를 결합한 사업 모델의 전형인 애플을 벤치마킹해 샤오미, 네스트, 고프로 등 대부분의 하드웨어 스타트업들은 제품과 플랫폼을 결합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한국의 제조업은 아직 과거에 머물고 있다. 드론 시장의 70%를 장악한 중국 선전의 DJI에 비해 한국의 드론 산업은 너무나 척박하다. 웨어러블 제품은 선전의 방대한 제조업 생태계가 완전히 장악한 상태다. 선전의 모델이었던 한국의 용산 상가와는 비교조차 불가능하다. 이제 용산 상가의 일각에서 작은 운동이 시작되고 있는 것이 그나마 위안이다. 선전을 벤치마킹해 용산 일대를 개방과 협력의 하드웨어 스타트업의 성지로 변화시키는 것이 미래 제조강국으로 가는 국가 전략일 것이다.
한편 제조 현장의 경쟁력은 새롭게 등장하는 메타기술의 활용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경쟁의 핵심인 빠른 신제품 개발에 필요한 양대 기술인 3D 프린터와 오픈 소스 하드웨어의 현장 인식이 너무나 부족하다. 제조 현장의 혁신은 IoT와 빅 데이터가 이끌어 간다. 불행히도 대한민국의 제조업 현장에는 용어조차 생소한 것이 불편한 진실이다. 서비스 현장은 IoT와 웨어러블이 빅 데이터와 연결돼 혁신한다. 이 분야도 현장 보급은 초기 단계에 지나지 않는다.
자랑스러운 한국의 제조업이 시대 추세에 뒤처지는 이유는 대기업 중심의 닫힌 산업 구조, 규제 일변도의 경직된 정부 제도, 세계화 추세에 미흡한 중소제조업 경영의 문제로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따라 갑을 관계의 닫힌 대·중소기업 구조를 혁신하기 위해 드론의 운항, 웨어러블 헬스케어 등 신산업의 초기 규제를 유예하고 새로운 융합기술의 현장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한국 중소제조업의 혁신이 한국의 미래 전략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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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15-05-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