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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타임즈] 권영선 교수 – 제4이통사 진입 성공시켜라

2015.06.26

By.관리자

 

지난 15년간 3사 과점체제로 지속되어온 우리나라 이동통신시장의 경쟁을 활성화하기 위해 미래창조과학부가 6월 초순 공청회를 개최했다. 과거 2년간 지속 되어온 규제 중심의 통신정책이 시장 친화적 정책으로 전환되는 획기적 사건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과거 15년간 고착되어 온 이동통신 3사 중심의 과점체제가 워낙 견고하고 그 생태계가 폭 넓게 형성되어 있어 저항이 클 것이기 때문에, 실제 새로운 사업자의 진입을 정부가 이끌어 내기까지는 많은 반대의견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제기된 주요 반대의견에 대한 반론을 제기하면, 첫째 우리나라 통신시장이 포화되어 있어 새로운 사업자가 들어올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 이 주장은 다분히 통신사업자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주장이다. 사업자는 시장의 포화여부에 관계없이 이윤을 낼 수 있는 가능성을 보고 시장에 진입한다. 현재 통신사업자는 단통법 시행 이후 많은 이윤을 내고 있고, 시장점유율이 가장 높은 사업자는 15년간 막대한 이윤을 매년 기록하고 있다. 당연히 새로운 사업자가 진입할 유인을 갖기 마련이고, 정부는 진입을 촉진해 독과점 이윤이 경쟁을 통해 소비자 요금인하로 전환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포화되지 않은 시장 없다. 동네에 있는 식음료 시장 또한 포화된 시장이나 계속해서 진입과 퇴출이 진행되고 있다. 통신시장이 포화되어 새 사업자의 진입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옳다면, 동네에서 경쟁하는 그 많은 빵집, 피자가게, 설렁탕집의 숫자도 정부가 규제해야 한다. 즉, 근거가 없는 주장인 것이다.

둘째 반대 논거는 새로운 통신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통신망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통신사업자가 이윤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이윤의 크기와 관계없이 투자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미래 수익률이 돈을 은행에 넣어 두는 것보다 클 때 투자는 활성화 된다. 좋은 사례가 벤처기업이다. 이윤이 아니라 수입이 없어도 미래 수익성만 있으면 투자는 발생한다. 즉, 투자를 이유로 경쟁을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은 단순히 기존 3사의 이윤을 고착화시키기 위한 주장일 뿐이다.

셋째 반대 논거는 통신시장이 포화되어 있고 통신산업은 규모의 경제 효과가 큰 산업이기 때문에 신규 진입자가 생존할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다. 신규 진입자 걱정하지 말고 '너나 잘하세요!'가 정답이다. 신규 진입자도 생존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고, 그러한 위험을 알고 있음에도 진입을 시도한다는 것은 통신시장의 이윤이 그 정도의 위험을 감수할 정도로 크다는 방증일 뿐이다.

경쟁은 과정으로서 의미가 있는 것이지 결과로서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다. 신규 사업자가 진입하면 통신시장에서 생존경쟁이 격화되고, 그 과정에서 기업의 초과이윤이 소비자 요금인하나 서비스 향상으로 전환된다. 정부가 사업자 대표를 불러 놓고 요금을 내리라거나 서비스 경쟁으로 전환하라고 사정하고 협박해도 기업은 움직이지 않지만, 생존경쟁이 시작되면 시키지 않아도 기업은 소비자 확보를 위해 요금을 인하하고 새로운 서비스를 발굴한다. 즉, 신규 사업자가 경쟁과정에서 생존하지 못하더라도 그 경쟁과정에서 소비자후생은 향상되는 것이다. 생존확률만 얘기하면 이 세상에 벤처기업은 존재할 수 없다. 또한, 신규진입자의 생존이 걱정되면 생존가능성이 높아지도록 도와줘야지 아예 진입을 허용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기존 사업자의 밥그릇 지키기 논리일 뿐인 것이다.

미래부가 모처럼 추진하는 시장 친화적 정책을 꼭 성공시켜 단통법으로 상실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기를 학수고대한다.

권영선 KAIST 기술경영학과 교수

기사원문보기 : http://www.dt.co.kr/contents.html?article_no=2015062602103551607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