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비즈_김원준 원장 – 코로나 이후 정부.기업.교육 모든게 달라진다
2020.04.06
By.관리자
과총 주최 포럼 참가 각계 전문가들 "세계 산업생태계 재구성… 변화에 대비" 한목소리
"코로나19는 위기지만 오히려 4차산업혁명이 가속화되는 기회가 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이 기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합니다." (권오경 한국공학한림원 회장)
"사회, 경제적으로 평온한 시기에는 혁신이 일어나기 힘들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스마트워크, 원격의료·교육 등의 혁신을 적극 수용한 국가와 그렇지 않은 국가로 나뉘어지게 될 것입니다." (김원준 KA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 원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지구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가운데 지역사회뿐 아니라 정부, 기업, 교육기관 등이 전례없는 일을 겪고 있다. 상당수의 기업이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에 따라 재택근무로 전환했고 학교는 개학이 계속해서 연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원격강의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는 26일 '코로나19가 가져올 변화'라는 주제로 온라인 토론회를 개최했다. 문길주 전 UST(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총장을 좌장으로 권오경 한국공학한림원 회장, 김범수 서울대 교수, 김원준 한국과학기술원(KA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 원장, 이영완 한국과학기자협회 회장, 홍성태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 등이 참여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코로나19 유행이 다양한 측면에서 미칠 영향을 모색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권오경 회장은 "코로나19로 인해 미국 캘리포니아, 뉴욕주 등은 자택격리가 이뤄지면서 스트리밍 서비스, 인터넷 쇼핑이 급증하고 기업에서는 컨퍼런스콜이나 화상회의가 늘고 있다"며 "결과적으로 코로나19 이후 4차산업혁명이 급속도로 이뤄질 것이며 이를 위한 준비를 해야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김원준 KA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 원장은 코로나19가 세계 산업 구조를 바꾸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산업 경제로 보면 기업들이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구축한 글로벌 밸류체인에 대한 의존성을 줄이고 생산 네트워크를 혁신해 위험 분산을 시키는 방향으로 (업무 운영의 변화를)전개할 가능성이 높다"며 "기존의 효율성, 생산성 중심의 운영이 덜 효율적이더라도 덜 위험한 방향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각 국가의 자생 능력과 산업의 스마트 전환이 핵심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일례로 한국의 대기업뿐 아니라 미국, 유럽 등지의 글로벌 기업은 생산성을 위해 중국 등지에 핵심적인 부품 수급 체계를 확보하고 있지만, 이제는 이같은 공급망에 대한 대안을 모색하기 시작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세계 산업생태계가 재구성되는 것은 한국에게 또다른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포럼은 특히 기존의 강의실 중심의 대면 교육에 중대한 변화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김범수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교수는 무크(mooc·온라인대중공개수업)를 활성화하며 교육 방식의 혁신을 꾀하는 조지아텍을 예로 들었다. 그는 "전 세계에 원격수업 수강생은 1억명이 넘고 개설된 과목도 1만3500개가 넘지만 한국은 700여개 정도"라며 "원격수업은 누가 더 양질의 교육 콘텐츠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가 중요하기 때문에 생존경쟁, 구조조정을 촉진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와 같은 21세기형 감염병이 또 찾아올 것에 대비해 정부, 연구기관의 조직적 변화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이영완 과학기자협회 회장은 "이번 코로나 사태는 하나의 감염병이 전 세계 산업을 멈추게 하고 연구현장을 비우게 만드는 초유의 사태"라며 "(백신 개발의 경우) 질병관리본부가 주도적인 기관으로 보이지만 정작 연구비가 없고 과학과 의학, 생명과학 등이 서로 분리돼 있어 연구소가 개발해도 의사와 얘기가 안되서 진행이 안되기도 하고, 환자를 직접 대면하는 의료현장에서는 치료만 하고 정작 백신에는 손도 못대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원준 원장은 "코로나19는 초기대응으로 확대를 막을 기회가 있었지만 정치적, 제도적 문제로 벌어진 인재(人災)다. 신자유주의 기조 하에서 효율성을 중심으로 조직된 정부 조직은 기업처럼 운영되고 있다. 위기관리에 대한 의사결정 자체에 중요한 변화를 시도하지 않으면 결국 제2의 코로나 사태가 또 다시 발생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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